'피서 1번지' 공공 도서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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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이 어머니와 함께 서울 종로구 사직동에 있는 어린이 도서관을 찾아 책을 읽고 있다. 신인섭 기자

이독치열(以讀治熱). 냉방시설이 좋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더위를 이기는 것은 어떨까.

어린이들이 어머니 손을 잡고 도서관을 찾아 인기 만점의 '살아남기'시리즈와 '그리스 로마 신화'시리즈, 순정 동화에 이르기까지 평소 보고 싶던 책을 잔뜩 쌓아놓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서울의 여름 풍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서울 시내 대부분의 공공 도서관이 어린이 전용 열람실을 알차게 운영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어린이 열람실은 딱딱한 분위기의 일반인 열람실과 달리 인테리어도 밝고, 가구도 어린이 체형에 맞게 설계돼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또 인터넷을 무료로 쓸 수 있는 데다 책은 물론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를 빌릴 수 있어 더욱 인기다.

일부 도서관은 어머니와 유아들이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모자실도 두고 있다.

종로구 사직동에 있는 어린이도서관은 국내 최대 규모의 아동 전용 도서관이다. 어린이 전용 열람석을 1000석 넘게 두고 있으며 아동 관련 도서만 19만권을 소장하고 있다.

어린이도서관 자료봉사과 안태욱(33)담당은 "방학 들어 도서관을 찾는 시민들이 평소보다 두배 이상으로 늘어 하루 2000명을 넘고 있다"며 "토요일과 일요일은 자리가 없어 돌아가는 시민이 부지기수"라고 소개했다.

자녀 3명과 함께 방학 들어 매일 이곳을 찾는다는 김애순(39.종로구 필운동)씨는 "분위기가 좋은 데다 냉방도 잘 돼 일등 피서지로 손색이 없다"며 "아이들이 늘 책에서 손을 떼지 않고 있어 별도의 사교육비를 들이지 않아도 교육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김씨의 장녀인 박하람(10.매동초 4년)양은 "엄마.친구들과 함께 시원한 곳에서 여름 방학을 즐겁게 보내고 있다"며 "세계명작 특선뿐 아니라 학기 중 보지 못한 재미있는 만화도 모두 읽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이용하나=도서관별로 차이는 있지만 해당 지역에 살지 않더라도 도서관 이용과 도서 대출이 대부분 가능하다. 책을 빌리려면 대출증을 만들어야 하는데 주민등록등본 1통이나 의료보험증 사본을 가져가면 된다.

대출증 발급 비용은 대부분 무료지만 일부 도서관에서는 실비인 1000원 정도를 받고 있다. 대출 회원으로 등록하면 세대주의 이름으로 전 가족이 무료로 책을 빌릴 수 있다. 보통 2주일 동안 대출할 수 있으며 연장도 가능하다.

강병철 기자<bonger@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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