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구조조정 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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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재계 9위인 금호그룹이 외자유치를 통한 생존의 길을 모색하고 나섰다.

주력인 타이어는 물론 석유화학.건설.항공에까지 모두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이 10일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의 요지.

금호가 이같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에만 3천9백억원의 적자를 보는 등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는데다 주력기업인 금호건설 역시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 계획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성사 단계에 와있다는 10억달러의 외자. 그 규모가 단일 사업으로는 최대라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입찰을 통해 합작사를 선정키로 한 점이 특이하다.

"지금까지 일본 브리지스톤 등을 대상으로 의사를 타진해본 결과 서로 투자하겠다고 해 이들을 대상으로 입찰을 실시하기로 했다" 는 것이 금호측의 설명.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1조2천억원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이 45%를 차지하는 기업. 지난해 1백30억여원의 적자를 보기는 했지만 이는 과도한 금융비용 때문이며 '상당한 기술력' 을 인정받고 있어 외국업체들이 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는 것.

타이어와 건설의 합병법인은 올 6월말 기준 총자산 3조3천2백66억원이며 자기자본도 1조1천5백29억원에 이르게 된다.

또 외자가 10억달러 이상 들어오면 합병법인의 부채비율 (현재 금호타이어 7백3%, 금호건설 3백98%) 도 1백89%로 낮아져 획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해진다고 금호측은 설명했다.

그룹 전체로는 타이어.건설.석유화학.항공 등 4개 부문을 중심으로 재편되며, 합병 등을 통해 마련되는 돈은 특히 ^수질.대기정화 등 환경사업^에너지사업에 집중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32개인 계열사가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런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부채비율이 1천%를 웃돌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등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어 그룹 경영정상화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과제가 남아 있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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