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화지도]9.끝 하야시다 일본 문화청장관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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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일본대중문화 개방을 계기로 일본의 영화,가요, 애니메이션, 출판, 뮤지컬, 비디오, 미술 등의 현재 모습을 살펴본 '일본문화지도' 연재를 마친다.

끝으로 하야시다 히데키 (林田英樹.56) 일본 문화청장관을 만나 한일문화교류에 관한 입장을 들어봤다.

하야시다 장관은 한국의 일본대중문화 개방에 대해 "한일 양국의 우호 촉진을 위해 매우 큰 의미가 있다. " 고 평가하고 "그러나 일본의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 보호도 매우 중요하다. " 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이번 조치를 계기로 양국 문화교류 확대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 지난달 한국 정부의 일본 영화.만화 개방 조치에 대해 주무 장관으로서 어떻게 평가하는가.

"외무성에서 환영한다는 일본 정부 논평을 낸 바 있지만 문화청도 기본적으로 같다. 각국의 문화가 진흥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교류가 중요하다.

한국의 이번 조치는 양국의 문화적 교류를 넓히는 것으로서 결국 양국의 문화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앞으로 가능한한 폭넓은 교류가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싶다. "

- 개방 조치에 따라 조만간 한국에서는 한일 합작영화등이 상영된다. 양국의 문화교류 확대를 위한 복안이라도 갖고 있는지.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방일때 나온 한일 공동선언문에서 문화교류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문화청은 이 선언문을 따라 정책을 집행할 것이다.

현재 문화청은 무대예술 분야등에서 한국인 예술가를 초청하고 있고, 예술가간 교류를 위한 예산도 편성하고 있다. 2002년에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는 만큼 문화분야도 협력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

- 월드컵 공동개최와 관련해 문화청이 준비중인 행사가 있다면.

"현재로선 없다. 그러나 일본내 문화 관계자들이 행사를 제안해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예산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 "

- 문화 교류가 진행되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다. 저작권 문제도 그중의 하나라고 보는데.

"저작권 보호는 매우 중요하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아시아 국가들이 국제적인 룰을 지키기 위해서는 저작권에 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는 한편 국내의 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현재 문화청은 일본내 저작권 관련단체와 협조해서 아시아 각국과 세미나.국제회의를 갖고 정보교환을 하고 있다. "

- 지난달 문화청 산하 저작권전문위원회 조사단이 한국을 방문한 목적은 무엇인가.

"한국의 대중 문화개방 조치를 염두에 두고 방문한 것은 아니다. 올해 처음으로 아시아 각국과 저작권 정보 교환을 하고 저작권 법률 실태 조사를 위한 예산이 편성된데 따른 것이다. 저작권 전문위원회는 문화청 예산으로 운영되는 특별팀으로 정부 조직은 아니다. 일본레코드협회, 일본음악저작권협회, 컴퓨터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일본영상소프트협회 관계자와 변호사, 문화청 직원이 포함돼 있다. 전문위원회는 내년에는 다른 아시아 국가를 방문하게 된다. 한국 방문 보고서는 내년 봄쯤 나올 것이다. "

- 한국의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인가.

"예전에는 조용필의 노래를, 지금은 일본서 활약중인 계은숙의 노래를 듣고 있다. "

- 일본 문화의 특징은 무엇이고,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분야는.

"외국 문화를 받아들여 이를 일본적인 것으로 만든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중국.한국의 문화적 영향을 받았고 메이지 (明治) 시대 이후에는 서양의 문화를 받아들여 독자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이런 점에서도 일본의 문화를 진흥시키기 위해서는 교류가 중요하다. 중점 분야는 문화재 보호와 예술분야 활성화다. 그러나 문화 진흥은 문화청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건설, 산업과 관련된 다른 성청 (省廳) , 지방과의 협력도 중요하다. "

돗토리 (鳥取) 현 출신의 하야시다 장관은 66년 교토 (京都) 대 법학부 졸업과 동시에 문부성에 들어온뒤 총무과장.문화청 문화재보호부장.문화청차장.학술국제국장을 거쳐 지난해 7월 현직에 취임했다.

오영환 도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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