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 해커, 한국인 계좌서 4억 빼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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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인터넷 뱅킹에 필요한 금융정보를 해킹한 뒤 국내 은행 전산망에 접속해 수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중국동포 김모(27)씨와 박모(27)씨를 적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은 한국 경찰의 요청을 받고 수사에 나선 인터폴과 중국 공안에 의해 중국 지린성 옌볜 조선족 자치구에서 검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한국인 100여 명의 주민등록번호로 개인 e-메일을 해킹한 다음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 번호 등을 알아내 범행에 나섰다. 경찰은 “피해자들은 금융정보를 파일 형태로 e-메일에 첨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김씨 등은 이 정보를 이용해 국민·신한은행 등의 전산망에 접속한 뒤 86명의 계좌에서 4억5000만원을 빼돌렸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피해자들의 계좌를 해킹한 컴퓨터의 IP(인터넷 주소) 소재지가 중국이란 사실을 밝혀내고 중국 공안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따라 중국 공안은 옌지시에 사는 김씨 등의 소재를 파악해 지난 6월 말 이들을 체포했다. 조사 결과 김씨 등은 해커 기술을 익혀 노트북컴퓨터 2대와 일반 컴퓨터 1대를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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