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딸이 아버지를 이어 정계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요르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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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딸이 아버지를 이어 정계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요르단에 머물고 있는 후세인의 큰딸 라가드 사담 후세인(36)이 정계 진출을 선언했다고 AP통신이 4일 보도했다.

라가드는 범아랍 일간지 앗샤르크 알 아우사트와의 인터뷰에서 "내 남자 형제들이 죽은 뒤 아버지는 내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라크인들은 나를 아버지의 후계자로 여기고 있다. 때문에 나는 정치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사담의 딸이고, 내 어머니는 사담의 아내이며 내 자식들은 사담의 손자들"이라며 자신의 결정이 숙명적인 것임을 강조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은 부인 사지다와의 사이에 2남3녀를 뒀다. 장남 우다이와 차남 쿠사이는 지난해 7월 모술에서 벌어진 미군과의 총격전에서 사망해 장녀 라가드와 라나.할라 등 딸 셋만 남았다. 라가드는 남자 형제들이 죽자 여동생 라나와 자식들을 데리고 요르단으로 망명했다.

향후 라가드의 진로는 이라크 정계 진출보다는 망명정부 수립 쪽이 가까워 보인다고 아랍어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보도했다. 일부 아랍 언론은 후세인의 지지 기반이었던 이라크와 요르단의 바트당 세력들이 라가드에게 정치에 뛰어들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라가드가 체류 중인 요르단 정부는 언론 접촉과 정치적 발언을 삼가라고 주문하고 있다.'사담의 딸'에게 정치 활동을 허용할 나라는 많지 않아 보인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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