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리포트/아이 라식] 뭘 봐도 흐릿했는데, 6개월 뒤 시력 1.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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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시 시력교정술 개발의 하이라이트는 정교한 시력의 구현이다. 그동안 첨단기술의 발전으로 라식 등 근시수술은 우수한 교정시력과 함께 안전성과 안정성이 꾸준히 높아졌다. 교정 시력의 관건은 매끈한 각막 절편 만들기와 벗겨낸 각막을 고르게 깎는 절삭 기술에 달려 있다.

각막은 위쪽에서부터 50㎛ 두께의 상피조직, 그리고 530~550㎛의 실질조직으로 구성된다. 라식 시술은 각막의 실질 부위를 깎아 항아리 뚜껑과 같은 절편을 만들고, 그 안쪽을 깎아 굴절력을 높이는 과정이다. 따라서 각막의 깎은 면이 얼마나 매끄럽고, 고른가가 시술 후의 시력을 결정한다.

그동안 절편을 만드는 기술은 기계식 칼날에서 초고속 레이저인 인트라레이즈로, 절삭은 안구의 미세한 움직임을 추적하며 오차를 줄이는 커스텀뷰(웨이브프런트)의 개발로 이어져 왔다.

그렇다면 이 둘을 합친 ‘아이 라식’의 시술 성적은 어떨까.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누네안과·일산 새빛안과병원에서 아이 라식으로 수술한 231명(451안)을 분석한 결과, 시력 1.0 도달 비율이 3개월 후 91.7%, 6개월 후 93.7%로 나타났다. 환자의 수술 전 평균 시력은 저·중등도 근시(-6D까지)가 전체의 73%, 고도근시(-6D 이상~11D 이하)는 27%였다. 디옵터(D)는 안경의 초점거리를 미터로 나타낸 수의 역수로 값이 클수록 시력이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성모병원 안과 주천기 교수는 “아이 라식은 종래 방식보다 각막 두께가 균일하고, 넓게 깎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야간시력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일산 새빛안과병원에서 수술한 135명의 주관적 만족도는 ‘수술 전 안경이나 렌즈를 꼈을 때의 교정시력과 비슷하거나(57.5%), 더 좋아진 것(39.1)’으로 나타났다. 야간 눈부심이나 빛 번짐 등 불편함을 호소하는 비율이 준 것이다.

이는 올 4월 미국 안과학회에서 발표된 자료를 뒷받침한다. 아이 라식으로 시술한 사람(38안)에게 야간 모의주행 시험을 한 결과, 전방 물체 탐지거리 및 식별거리가 수술 전보다 각 17피트(약 5.1m), 28피트(약 8.5m)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존 방식(절제칼)으로 수술한 경우(62안)에선 물체 탐지 및 식별거리가 26피트(약 7.9m), 27피트(약 8.2m)씩 오히려 감소했다.

새빛안과병원 박규홍 병원장은 “시술 부위(절삭 부위의 지름)가 기존 6㎜에서 8㎜로 넓어져 야간에 동공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눈부심 현상이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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