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포틀랜드 기술경영학회 코커글루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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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R&D)의 값진 열매는 실패 끝에 찾아오는 달콤함이다. 그런데 한국 기업은 실패를 받아들이는 '위험감수 문화'가 부족하다."

포틀랜드국제기술경영학회(PICMET)의 던다 코커글루(미국 포틀랜드 주립대 교수) 회장은 "한국의 기술경영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라며 "효율적인 R&D 관리를 위해서는 위험감수 문화의 확산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코커글루 회장은 지난달 31일부터 4일까지 닷새 동안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리는 '기술중심사회에 있어서 혁신경영'이라는 주제의 국제심포지엄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했다. 심포지엄은 PICMET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공동 주최로, 중앙일보가 후원했다. PICMET는 1991년 미국 포틀랜드에서 시작한 세계적인 기술경영학회다.

한국.미국.독일 등 40개국의 산.학.연 전문가들이 회원이며 이번 심포지엄은 13회째다. 기술경영에 대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 처음 미국 포틀랜드를 벗어나 한국에서 열렸다.

코커글루 회장은 "카메라 렌즈를 만들다 그 안에 들어가는 제어장치 등을 만드는 이른바 '이것저것 손대 보는 모험'은 중국.인도 등 산업화에 눈뜬 국가에서나 의미가 있다"며 "이런 단계를 벗어난 한국은 기술경영분야에서 대대적인 혁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초보적인 R&D는 과감히 아웃소싱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모험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혁신적인 전략과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경영 전문가를 많이 배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삼성전자의 윤종용 부회장, 일본 소니그룹의 세이치 와타나베 부사장, 미국 MIT대의 서남표 교수 등 30개국 400여명이 참석해 총 30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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