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코소보 공습 '13일 D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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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코소보사태가 군사충돌과 극적 타협 사이에서 막바지 기로에 서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의 군사작전 준비가 완료된 가운데 12일 미국과 신유고연방은 담판을 시도했으나 실패, 발칸반도에 전운 (戰雲) 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군용기 4백30대에 동원령을 내려놓고 있는 NATO회원국들은 미.유고간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12일 (현지시간) 회의를 소집, 무력사용을 승인할 예정이다.

미국 등 NATO병력은 이미 이탈리아의 기지에 B52 폭격기와 F14.F16 등 전투기를 배치해놓고 공습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걸프지역을 방문중인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은 "NATO의 군사행동이 13일까지는 결정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리처드 홀브룩 미국 코소보 특사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신유고연방 대통령은 11일과 12일 이틀간에 걸쳐 마라톤 회담을 가졌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홀브룩 특사는 12일 오전 1시30분 (현지시간) 회담 직후 워싱턴측과 네시간씩 통화를 계속한 것으로 알려져 양측간에 큰 걸림돌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홀브룩 특사는 유고측에 코소보에서의 즉각적인 휴전과 코소보의 자치보장 등을 요구한 유엔안보리 결의를 수용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밀로셰비치가 유엔 결의안 이행을 감시하기 위한 '감시군' 주둔에 반발, 난항을 겪고 있다며 이날중 협상이 재시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고는 준전시체제에 돌입한 채 NATO의 공습에 대비하고 있다.

유고는 지난해 군사비로 10억달러를 지출했으며 현재 11만4천명의 정규병력과 40만명의 예비병력, 1백여기의 미사일, 잠수함과 프리깃함을 앞세워 결사 항전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실제로 유고는 80년대까지 세계 무기수출국중 12위에 올라 있던 군사강국이었다.

정교한 방공망이 구축된 상태여서 NATO의 공습을 막아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특히 영토의 많은 부분이 산악지형인데다 보스니아 내전을 통해 실전을 경험한 노련한 군사력도 갖춰 NATO가 공습만으로는 완전 제압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또 89년 '대 (大) 세르비아주의' 를 내걸고 취임한 밀로셰비치는 최근 연간 인플레가 1백%에 달하는 등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권력기반이 흔들리자 이번 사태를 통해 정치적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

파블레 불라토비치 유고연방 국방장관은 11일 "폭탄으로 평화를 불러올 수는 없다" 면서 NATO의 공습은 세르비아뿐만 아니라 발칸반도 전체에 전쟁과 불안정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대훈.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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