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꿈 꾸고 노력하는 여성, 못 이룰 게 없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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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너의 꿈이 세상을 바꾼다
하유미 글, 여우고개, 219쪽, 1만원

십대 여학생들에게 꿈을 심고 키워주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자, 120명 중 118등에 수학은 100점 만점에 3점. 아무리 영재들이 모인 과학고 학생이라도 앞길이 캄캄하지 않을까. 그 좋다는 공무원 자리를 박차고 독일 유학을 위해 간호조무사 자리를 지원한 사람은 어떻게 풀렸을까. 아니,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2년이나 멀쩡하게 다니던 대학을 때려 치우고 다시 대입 준비를 시작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된 이소연, 세 번째 여성대사 김영희, 최초의 여성 단독앵커 김주하는 그런 고비를 겪었다. 그리고 모두 당시까지 ‘여성에게는 잘 열리지 않았던 분야’를 개척하거나 ‘최초의 여성’란 수식어가 붙은 ‘인물’이 됐다. 당연히 그 과정은 순탄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았다. 이소연의 힘은 어머니였다. 음대에 가고 싶다고 했을 때도, 법대에 간댔다가 카이스트에 가겠다고 마음을 바꿨을 때도 어머니는 같은 이야기를 하더란다. “네가 원하는 걸 해라. 단 네가 선택한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실패하더라도 다른 사람 탓을 하면 안 된다”고. 그는 자기가 선택한 길이었기에 힘들어도 포기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내 모든 삶은, 내가 지켜보고 있다’란 모토로, 다른사람의 평가가 아니라 스스로 당당하려고 노력한 결과 오늘의 자리에 이르렀다고 들려줬다.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 대신 시청공무원을 택해야 했던 김영희 대사는 파독 간호조무사 생활을 하며 야간대학을 다닌 끝에 ‘쾰른 대학에서 독일어로 전공과목을 강의한 최초의 외국 여성’이란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교수 생활을 하다 외무부 특채로 외교관이 됐다. 차근차근 자기만의 길을 걸어 30년 만에 꿈을 이룬 것이다. 그는 “아무리 머리가 좋거나 부지런하더라도 ‘좋아서 하는 사람’을 따라갈 순 없다”고 비결을 밝혔다. 이밖에 전 세계여성법관회의 부회장 김영혜 판사 등 책에 실린 ‘인생 선배’들의 교훈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꿈 꾸는 사람에게 불가능은 없다. 단 노력하면”이다. 방황과 좌절을 이겨내고 꿈을 이룬 여성 7인의 육성을 통한 교훈이어서 더욱 생생하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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