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태풍' 라니냐 탓…기상청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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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반도 남부에 직접 상륙해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끼치고 소멸한 제9호 태풍 '얘니' 를 비롯,가을 태풍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은 라니냐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1일 태풍 얘니를 분석, "엘니뇨가 지난 5월말 급격히 약화되고 라니냐가 발달하면서 9월 들어서만 태풍이 5개나 발생했다" 며 "이는 엘니뇨가 강했을 때 필리핀 부근에 자리잡았던 고기압대가 사라지면서 비구름대가 활성화돼 태풍의 호조건이 형성됐기 때문" 이라고 밝혔다.

페루 인근 동태평양 바닷물의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엘니뇨가 지속될 때 따뜻한 바닷물이 모인 이곳에서는 물의 증발이 활발해지면서 상승기류가 발생하며 이 기류는 서쪽으로 이동, 필리핀 부근 서태평양에서 하강하게 된다.

이같은 하강기류 때문에 필리핀~마셜군도에 걸친 서태평양상에 강한 고기압이 형성돼 열대성 저기압인 태풍의 발생을 억제시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는 첫 태풍이 1904년 태풍관측 이래 연중 가장 늦은 시점에 발생 (7월 9일) 했었다.

하지만 동태평양의 수온이 평년보다 낮은 라니냐가 7월 이후 강화되면서 반대현상이 빚어지게 됐다.

기상청은 "10월에도 태풍이 1~2개 정도 더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고 덧붙였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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