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대출 금리 속속 인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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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국은행이 은행을 상대로 채권을 사고 팔 때 적용하는 환매조건부채권 거래 (RP) 금리를 낮춤에 따라 은행 대출금리 인하에도 시동이 걸렸다.

하나은행이 지난달 29일부터 대출에 적용하는 기준 금리인 프라임레이트 (우대금리) 를 1~1.25%포인트 낮춘데 이어 한미은행도 30일 우대금리를 1%포인트 낮춘다고 발표했다.

은행 대출금리는 우대금리에 신용도에 따른 가산금리를 덧붙이는 식으로 돼 있기 때문에 우대금리를 낮추면 모든 대출금리를 일률적으로 낮추는 효과가 있다.

금융계에선 프라임레이트를 1%포인트 인하할 경우 은행별로 연간 1천억원 정도의 금리부담 경감 효과가 대출자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상업.한일은행은 만기 1년이 넘는 대출에 적용되는 기간 가산금리를 1~2%포인트 낮췄고 농협은 내집마련주택자금대출 등의 최저금리를 1.5%포인트 인하했다.

나머지 은행 중에선 보람은행이 조만간 프라임레이트 인하를 발표할 예정이다.

보람은행은 프라임레이트가 은행계정 11.25%, 신탁계정 12.5%로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1%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이어서 하나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한.외환.서울은행 등도 인하폭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지난 7월 초순에도 프라임레이트를 0.5~1% 포인트씩 낮춰 이번에는 0.5~0.7% 포인트 이상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럴 경우 이들 은행의 프라임레이트는 현재 10.5% 안팎에서 국제통화기금 (IMF) 체제 이후 처음으로 한자릿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택은행은 워낙 자금운용중 대출비중이 높아 프라임레이트를 낮출 경우 부담이 너무 커 일부 대출 상품에 대해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에 앞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금리도 잇따라 인하했다.

서울은행이 중소기업 상업어음 할인 금리를 최고 5.5%까지 낮춘 것을 비롯, 한미.조흥.신한.하나.보람은행 등도 1~3.5%씩 인하했다.

한국은행은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1~2%포인트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은행들이 연초에 연 15% 이상으로 받아 놓은 고금리 예금의 비중도 지난 5월말 40%에서 8월말에는 20%로 줄었기 때문이다.

남은 20% 가운데도 3분의 1은 3개월안에 만기가 되는 예금들이다.

정경민.김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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