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질]전국으로 급속 확산…설사약 사용은 금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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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강원도에서 시작한 이질이 경북등 다른 지역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질은 세균인 이질균에 의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세균성 장염. 대부분의 바이러스성 장염에 비해 증상이 훨씬 심각한 것이 특징이다.

위생상태가 나쁘던 과거엔 어린이 유행성 설사의 주범이었으나 최근들어 발생 빈도가 수그러들었던 질병이다.

이질은 수인성 질병으로 환자의 대변을 통해 나온 이질균을 섭취함으로써 전파되며 이번처럼 집단적 발생을 보이기도 한다.

이질균은 혈청형이 4가지인데 가장 문제를 일으키는 1형 (Shigella dysenteri) 인 경우 균 10개만으로도 병을 일으킬 정도로 독성이 강해 일단 균에 접하게 되면 감염되기 쉽다.

이질 호발연령은 5세미만의 어린이로 가족중에 이질 환자가 있는 경우 쉽게 감염된다.

이질균에 감염되면 균이 대장 상피세포에 침입해 장점막에 부종.출혈.상피세포 파괴 등을 일으킨다.

이로인해 고열.급성복통.구토.대변시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된다.

더불어 대변에 혈액.점액.고름등이 묻어서 나오는 것이 특징. 특히 감염초기엔 설사량이 많아 탈수되기도 쉽다.

따라서 병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병이 진행되면서 점차 설사량은 줄어드나 대변에 끈적끈적한 점액이나 피가 묻어나온다.

이질이 다른 설사병에 비해 무서운 이유는 이질균이 내는 장독소 때문. 이질환자중 경련.두통.혼수.환각.뇌막증세등 신경계 이상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40%에 달하는 이유도 이 독소 때문일 것으로 추정한다.

치료로는 설사로 인한 탈수.전해질 이상을 교정해주고 항생제를 투여하는 방법이 쓰인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설사 나오는 아이에게 보호자 임의로 설사를 멈추는 지사제를 사용하는 경우. 지사제 사용으로 장운동이 더디어지면 이질균 번식도 잘될 뿐 아니라 이질균이 내는 독소가 증가해 환자가 중태에 빠질수 있다.

따라서 이질 환자에게는 지사제 사용이 금기사항이다.

가장 확실한 예방책은 손씻기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일. 화장실 다녀온 후는 물론 식사.간식등 음식물을 먹기전 반드시 손을 씻도록 해야 한다.

주부등 음식을 다루는 사람도 음식물을 만지기 전엔 손씻기등으로 청결을 유지할 것. 음식물을 끓여 먹는 것도 필수 예방수칙이다.

황세희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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