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호랑이 킬러’ 손민한 또 KIA 울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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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에이스 손민한(34·사진)이 올 시즌 최고의 투구로 팀의 선두권 추격에 고삐를 당겼다.

손민한은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09 프로야구 KIA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2피안타·무실점 투구로 팀의 14-3 대승을 이끌었다. 그가 6회까지 상대한 타자 수는 18명. 맞춰 잡는 투구와 수비 도움으로 매 이닝을 타자 3명만으로 종료한 셈이다.

손민한은 KIA를 만나면 반갑다. 2007년 6월 2일 이후 2년 넘게 KIA전에서 패전을 기록하지 않은 ‘호랑이 킬러’이기 때문이다. 이날까지 KIA전 6연승 질주다. 손민한의 이날 직구 최고 시속은 142㎞. 하지만 대부분 직구는 130㎞대 초반이었다. 시즌 초부터 이어진 어깨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도 어려움을 안고 있다. 구속이 좀체 늘지 않는다. 구속 약점을 안고 있는 그의 승부수는 타이밍이었다.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등 변화구의 비율을 1대 0.8로 던지며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에서 앞서나갔다. 투구 수도 올 시즌 한 경기 최소인 72개에 불과했다. 경기 전 조범현 KIA 감독이 “손민한은 수싸움이 좋고, 타자들의 폼을 훔쳐 원하는 공을 주지 않는 뛰어난 투수”라는 경계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KIA 타자들은 손민한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2루를 밟아보지 못하며 득점 기회를 원천 봉쇄당했다. 손민한은 1회 김원섭을 볼넷으로 출루시켰으나 포수 장성우가 2루 송구로 도루를 저지했다. 5회 우전안타를 친 최희섭은 2루까지 뛰다 가르시아의 송구를 받은 박기혁에게 태그아웃됐다. 6회 1루를 밟은 나지완은 후속 타자 안치홍의 병살타로 2루에서 포스아웃됐다.

손민한은 “후반기 첫 경기에서 대패해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 같아 안타까웠다. 오늘 경기는 맞춰 잡는 피칭과 볼배합에 특히 신경 썼다. 강약 조절에 만족한다. 사실 더 던지고 싶었으나 점수 차가 커 일찍 내려왔다 ”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롯데 타선은 장단 17안타를 몰아쳐 대거 14득점, 전날 10점 차 패배(2-12)를 고스란히 되갚았다. 롯데는 2회 말 선두타자 이대호의 2루타로 만든 1사 3루에서 가르시아가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 선취점을 얻어냈다. 조성환은 8-0으로 앞선 6회 말 무사 1루에서 좌측 담장을 넘는 2점 홈런으로 승리를 자축했다.

SK는 히어로즈를 꺾고 3위에서 1위로 뛰어올랐다. 최하위 한화는 대전 경기에서 7-3으로 승리해 두산전 9연패와 최근 3연패 수렁에서 탈출했다. 선발 유원상이 7이닝을 3실점으로 막아냈고, 이범호와 이영우가 2타점씩을 올렸다. LG는 페타지니가 3점 홈런 포함, 4타점을 올리고 5-5로 맞선 6회 상대 투수 배영수의 실책으로 결승점을 뽑아 삼성에 이틀 연속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부산=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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