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산당 변신… 핵심정책 포기 천황제까지 인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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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요즘 일본 정가의 화제중 하나는 공산당의 변신이다.

공산당은 지난 7월 참의원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이후 이념중시 노선에서 현실노선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야당 연립정권 실현을 위한 포석이다.

24일부터 이틀동안 열리는 제3회 중앙위원회는 이같은 노선을 추인하는 자리에 다름아니다.

공산당이 새로 표방한 정책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천황제 용인과 미.일 안보동맹 폐기 주장 유보다.

두 사안은 공산당 강령에 포함된 핵심정책인데도 연정이 성립되면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후와 데쓰조 (不破哲三) 공산당위원장은 지난 11일 "공산당이 포함된 연정이 구성되면 천황제와 미.일동맹은 문제가 되지 않으며 또 이를 규정한 헌법을 문제삼을 이유가 없다" 고 밝혔다.

두 정책을 포기하지 않으면 공산당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다른 야당들과의 정책의 골을 메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실노선은 대외관계에서도 두드러진다. 지난 6월에는 후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 67년 문화대혁명때 단절된 양국 공산당 관계를 31년만에 정상화했다.

당기관지 '아카하타 (赤旗)' 의 베이징 (北京) 지국도 개설했다. 공산당은 한국과의 관계개선에도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아카하타의 서울지국 개설, 후와 위원장의 한국방문 추진도 그 일환.

도쿄 = 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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