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가 말하는 '에어포스 원' 위기의 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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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통령 수송기이자 하늘 위의 백악관, 공중 사령탑으로 불리는 에어포스 원이 베일을 벗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은 25일 밤 11시 '에어포스 원, 대통령을 지켜라'에서 에어포스 원의 내부 모습을 공개하고, 에어포스 원이 겪은 위기의 순간들을 소개한다.

'하늘의 백악관'이라 불리는 에어포스원은 백악관의 최고등급 승인을 받아야 탑승할 수 있고, 허가 없이는 촬영도 금지되는 에어포스원은 비상시 군 통수권자의 공중 벙커 역할도 한다. 날아다니는 대통령 집무실이라는 명성을 갖고 있는 에어포스 원은 보잉사의 747-200B 대형 여객기를 개조한 것으로 높이 19.3m, 길이 70m에 네개의 초강력 제트엔진을 갖추고 있다. 이 비행기에는 대통령 집무실을 비롯해 6개의 침실과 응급수술실이 있다. 인공위성을 기반으로 주파수를 달리하는 65대의 전화로 공중과 공중, 공중과 지상을 비롯해 세계 곳곳과 통신이 가능하다. 또 공중급유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어 사실상 비행시간은 무한이다. 핵무기 폭발 충격에 견디도록 설계됐으며 적의 미사일을 피할수 있는 교란장치는 물론 화물칸에는 미사일 요격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다. 에어포스 원은 항상 C-5 갤럭시 수송기 두 대와 함께 비행한다. 이 수송기 안에는 대통령 전용차와 앰뷸런스 등이 실려 있다.

에어포스 원 최대의 위기 순간은 역시 9.11 테러 당시였다. 에어포스 원은 테러 공격을 피해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태우고 멕시코 만 공군기지로 향했다. 북미 상공의 모든 비행기를 우회 또는 착륙시키는 소동이 벌어졌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인터뷰에서 "이 비행기 안에서 정확한 정황을 파악해야 했고, 위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생각해야 했다” 고 말했다. 부시대통령은 참모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워싱턴으로 돌아가자고 요구해 사상 처음으로 전투기의 호위를 받기도 했다.

에어포스원이 맞닥뜨린 또 다른 위기는 2003년 11월에 있었다. 추수감사절을 이라크 주둔 부대와 함께 보내고자 했던 부시 전 대통령을 바그다드로 수송하기 위한 이 작전은 단 5명만이 알고 있을 정도로 철저하게 극비에 부쳐졌다. 부시 전 대통령 조차도 “내가 떠나는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마치 첩보 작전 같았다” 며 당시를 회고했다. 다른 항공기로 신분을 위장한 채 어렵게 바그다드에 도착했다. 보안을 위해 어둠 속에 착륙했지만 더 큰 문제가 남아있었다. 미 대통령이 왔다는 것이 알려진 후 바그다드를 떠나는 것이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일정을 마쳤을 때는 그곳을 빨리 벗어나는 것만을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뉴스방송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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