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내주 휴가…청와대 머물며 하반기 정국 구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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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다음달 2일부터 7일까지 엿새 동안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당초 노 대통령은 하계 휴가를 거르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지난 3월 12일부터 2개월 동안 국회의 탄핵소추 결정으로 직무정지를 당한 공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와대 직원들 생각도 해야 한다" "재충전은 필요하지 않으냐"는 참모진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김종민 대변인은 "휴가기간 중 공식일정은 없지만 대통령이 특별히 어디에 쉬러갈 계획도 없는 상태"라며 "일단 관저에 머물며 휴식과 독서로 머리를 식힐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휴가 중 읽을 책도 공개됐다.

연암 박지원의 철학적 사유와 논리, 발상을 감상할 수 있는 '그렇다면 도로 눈을 감고 가시오'(박지원 저, 학고재)와 정보화 시대의 정치개혁 방법론을 제시한 '정치의 미래-디지털 시대의 신 정치선언서'(테드 할스테드.미이클 린드 공저, 바다출판사)를 택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휴가기간 중 하반기 정국 구상에도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밀린 보고서를 탐독하며 민생.경제의 활력회복 방안을 연구하는 것은 물론 북핵 해법, 정부혁신 방안, 새 수도 건설의 효과적 설득 논리 등을 모색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하반기에 집중된 러시아.영국 등 해외순방의 외교 구상도 병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휴가 구상은 8.15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드러날 것이라고 핵심 참모들은 전했다. 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직접 노트북으로 썼던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는 '자주국방'을 핵심 주제로 다뤘었다. 올해는 어떤 테마를 선택할지 몰라 연설문팀은 전원 휴가를 미룬 채 대기 중이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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