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코클래식 골프]박세리 공동 21위 그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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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박세리 (21.아스트라)가 시즌 5관왕 등극에 실패했다.

박은 14일 (한국시간) 워싱턴주 켄트의 메리디언밸리CC (파72)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 (LPGA) 세이프코클래식골프대회에서 합계 4언더파 2백84타로 공동 21위에 머물렀다.

박은 이날 5개의 버디를 잡았으나 트리플보기 1개와 보기 5개를 범하는 기복 심한 경기를 펼쳤다.

이번 대회에서는 애니카 소렌스탐 (스웨덴) 이 합계 15언더파 2백73타로 우승했다.

2라운드에서 단독선두에 나서 5승이 유력해 보였던 박의 막판 부진은 공격적인 플레이가 원인이었다.

'도 아니면 모' 식의 플레이는 박세리 골프의 매력이자 강점이다.

그러나 정상을 정복하기에는 너무도 불안한 경기 스타일이다.

경기가 잘 풀릴 때는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걷잡을 수 없이 헤매고 마는 것. 박은 이번 대회까지 23개 대회에 출전해 4개 대회 우승을 포함, 6개 대회에서 10위 이내에 들었다.

10위 이내에 들 확률이 26%에 불과한 것. 반면 소렌스탐은 17개 대회에 출전해 14개 대회에서 10위 이내에 드는 안정된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톱 10 확률이 무려 82%로 박을 월등히 앞서 있다.

이같은 차이는 플레이 스타일에 원인이 있다.

소렌스탐이 드라이브샷을 안전성 위주로 날린 뒤 아이언으로 승부를 거는 반면 박은 드라이브샷에 너무 욕심을 내고 있다.

티샷의 '러프행' 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 두 선수의 차이는 통계상으로도 알 수 있다.

소렌스탐이 그린 적중률 (1위).드라이버샷 정확도 (9위)에서 10위 이내를 유지하고 있지만 박은 두 부문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 있다.

드라이버샷이 번번이 러프로 날아가다보니 그린 적중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박이 이번 대회 3라운드에서 범한 더블보기 2개는 드라이버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난 게 문제였다.

4라운드 6번홀에서도 드라이버샷을 오른쪽 러프에 처박은 뒤 두번째 샷이 섕크가 나는 바람에 공을 물에 빠뜨려 트리플보기라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박은 "3, 4라운드에서처럼 운이 안 좋기는 처음" 이라고 부진의 원인을 운으로 돌렸다.

그러나 골프에서는 운도 실력의 일부인 것이다.

김종길 기자, 켄트 (워싱턴주) =LA지사 허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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