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교실에서 한 남학생이 고개를 숙인 여학생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사진이 포털에 게재되면서 ‘수유게이트(喂奶門, 중국명 웨이나이먼)'라는 이름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사진은 당초 상하이 젠난(建南)7 중학교 3학년인 쉬에(雪, 가명)라는 이름의 여학생이 댄스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와 관계를 맺어 아이를 낳았고, 이를 알게된 다른 여러명의 친구들이 여학생을 협박해 수유를 요구하고 이 과정에서 돈까지 오갔다는 설명이 달려 있었다.
그러나 상하이의 언론들이 추적보도를 한 결과 젠난 7 중학교는 존재하지도 않는 학교로 밝혀졌다. 결국 사진 속의 내용은 물론 사진 자체마저도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유게이트'는 인터넷 인기 검색어는 물론 각종 매체를 타고 보도되면서 네티즌들에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인민일보 자매지 '경화시보(京華時報)'가 10대들의 교실 내 성폭행 기사를 실었다. 베이징 인근 순이(順義)5중학교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7~8명의 남학생들이 교실에서 한 여학생의 바지를 벗기고 성폭행 했다는 내용이다. 보도 이후 인터넷에서는 관련 사진 뿐 아니라 동영상이 널리 퍼져나갔다. 이는 '바지 벗기기 게이트(脫袴門, 투어쿠먼)'라는 이름으로 네티즌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중국에서도 최근 들어 UCC가 큰 인기를 끌면서 나타나고 있다. 젊은 이들을 중심으로 아무런 제약 없이 사진이나 동영상을 게재 하면서 도를 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젊은 층의 ‘야만성’은 사회의 책임도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 네티즌은 “오늘 날 돈이 많은 사람은 첩을 얻고, 돈이 없는 사람은 술집 아가씨를 찾는 성(性) 중심의 가치관의 범람으로, 무엇이 옳고 그른지 조차 분간하지 못하는 지경까지 왔다”며 중국 사회의 반성을 촉구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은 단순히 '성교육의 부재가 야기한 문제'가 아니라 청소년 도덕 교육의 부재와 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성적과 등수에만 집착하는 중국 교육 현실을 바꿔야 한다”그러나 “관련 학생들의 신상 정보가 너무 광범위하게 퍼지는 것은 또 다른 희생자를 만들 수 있다”며 네티즌의 절제를 촉구하는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부모 세대의 관념은 이해 하지만 우리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우리들이 자신의 도덕 표준을 세울 수 있는지 여부”라는 댓글을 남기는 등 젊은 층에서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인턴 기자 박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