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동 잦아진 러시아 정계 거물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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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러시아의 경제파탄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총리와 중앙은행총재가 없는 행정공백이 여러날 계속되고 있다.

국가두마 (하원) 지도자들과 지방 주지사들은 이러한 정치 공동화 (空洞化) 를 91년 소비에트연방 해체시기에 비유하며 조속한 행정부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공산당 당수 겐나디 주가노프는 9일에도 "크렘린궁이 어떤 술책을 써도 체르노미르딘은 총리가 될 수 없다" 고 경고하는 등 보리스 옐친 대통령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어 정국의 혼미한 안개가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장막 뒤에선 야망을 품은 인사들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알렉산드르 레베드 크라스노야르스크 주지사는 연일 강력한 발언을 계속 하고 있다.

현재의 분위기가 계속되면 자신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고 판단한 듯한 인상이다.

유리 루즈코프 모스크바 시장은 자천타천으로 총리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9일 체르노미르딘 총리서리와 옐친 대통령을 잇따라 면담한 뒤 그는 "시장으로 만족하고 있다" 며 거부의사를 피력했지만 그의 움직임은 계속 주목받고 있다.

현재 한국의 전경련 회장에 해당하는 아르카디 볼스키는 93년 의사당 유혈사태 이후 중도파가 몰락하면서 정치무대에서 사라졌지만 최근 러시아 언론에 의해 새로운 총리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유력 정치인들과 계속 회동을 갖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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