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새떼와의 전쟁'…엔진등 유입 사고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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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철새 이동시기에 접어들면서 공항당국이 '조류 충돌 (버드 스트라이크)' 방지를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한국공항공단은 9일 조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오는 11월까지 항공방제.제초작업 등 먹이 없애기와 폭음기.경보기를 이용한 새쫓기 작업을 벌이는 한편 총기와 덫을 이용한 직접포획을 집중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포공항엔 큰 소리와 화약냄새를 풍기는 폭음기 27개와 독수리 등 새가 싫어하는 소리를 내는 경보기 30대가 설치돼 있는 상태. 그러나 철새 이동기를 앞두고 엽총을 사용해 새를 잡거나 쫓아버리는 '사냥꾼' 직원을 2명에서 5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매년 5천여건의 조류 충돌사고가 발생하며 이중 50%가 고도 2천피트 (6백m) 이하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여객기의 경우 조종석이나 동체에 부딪칠 경우 큰 문제가 없으나 꿩 정도 크기의 새 한마리가 항공기 엔진에 빨려들어가면 엄청난 수리비가 든다.

대한항공의 경우 해마다 60여건의 조류 충돌사고를 겪어 96년 2백75만달러, 지난해 2백15만달러를 수리비로 지출했으며 아시아나항공도 최근 2년간 해마다 34만달러씩을 지출했다.

공항공단 관계자는 "올해는 많은 비로 새들의 먹이가 되는 각종 곤충과 지렁이.개구리 등이 크게 늘어나 중백로 등 철새가 많이 날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며 "새들이 폭음이나 위장 음에 익숙해지면서 잘 달아나지 않아 걱정" 이라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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