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옥진 창.무.극 17~20일 호암아트홀서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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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슬픔과 익살이 극대화된 몸짓 … 아름다움이기를 거부한 진솔한 인간적 표현. "

민속학자 심우성씨 표현대로 예술가의 고고함이나 품격보다는 입담좋은 이웃집 할머니처럼 친근한 우리 시대의 명인 공옥진 (65) .이제는 공연보다는 전남 영광에서 예술연구소를 차려 후학들을 기르는데 더 열중인 그가 '공옥진 창.무.극 (唱.舞.劇) - 해학과 익살, 웃음과 감동의 신바람 무대' 를 17일부터 20일까지 호암아트홀에서 펼친다.

02 - 751 - 9997.

지난 96년 서울 대학로 문화예술관 서울두레 개관 공연에 이어 다시 서울 나들이에 나선 공씨는 이번 무대에서 공옥진식 살풀이춤과 공연마다 빠지지 않는 대표적 레퍼토리인 1인 창무극 '심청가' '흥보가' , 그리고 순식간에 영락없는 원숭이 등으로 변신하는 그 유명한 '동물춤' 을 휴식시간없이 1시간 30분동안 계속 풀어낸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뒤풀이 형식으로 '옥진이의 한' 이 새롭게 선보인다.

흘러간 유행가 '눈물젖은 두만강' 을 삼현육각 반주로 부르며 주저리 주저리 살아온 이야기를 털어놓는 일종의 한풀이가 그 내용이다.

공씨는 70년대 후반 공간사랑 '명무전' 무대를 통해 해학적인 춤과 판소리, 거리낌없는 재담이 함께 어우러진 1인 창무극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일반에게는 익살을 부리는 병신춤의 일인자로 더욱 많이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의 고된 거지 생활, 몇 년만에 돌아온 조국에서 다시 맛본 결혼 실패, 고달픈 삶을 잊고자 했던 비구니 생활. 공연 때마다 늘 무수한 사람을 불러모으는 것은 이 모든 아픈 경험이 녹아있는 예술혼 때문이다.

공연시간 오후 7시 30분, 토요일 3시.7시, 일요일 3시. 입장료는 A석은 3만원.B석은 2만원이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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