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체력이 좋아지면 곧 기업과 가계로 돈을 중개해 주는 기능이 원활해진다. 경제 전체로 보면 뭉쳤던 ‘혈액순환’이 풀리면서 경기 회복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8개 은행의 6월 말 기준의 대출 연체율은 1.19%로 전달보다 0.41%포인트 하락했다. 올 들어 최저치다. 미국의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했던 지난해 9월(0.97%) 수준엔 못 미치지만, 올 2월을 정점으로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특히 은행들이 우려했던 중소기업의 대출 연체율이 급락했다. 중소기업의 연체율은 1.86%로 전달에 비해 0.72%포인트 떨어졌다. 대기업·가계대출의 연체율도 함께 하락했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과 일자리 나누기가 효과를 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김영대 금감원 은행서비스총괄국장은 “가장 우려했던 게 은행의 연체율인데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며 “연체율은 7월에 소폭 높아질 수는 있겠지만 연말로 갈수록 더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의 순이익도 늘고 있다. 금감원과 은행권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은행들은 1조3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2분기 순이익(3조3000억원)의 40%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4분기 적자(-5000억원)를 내고 올 1분기 8000억원의 순이익을 낸 데 비하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예상보다 기업 대출의 부실이 커지지 않아 은행의 순이익도 덩달아 늘고 있다” 고 말했다.
한때 외신들이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던 은행의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의 비율), 외화자금 사정 등 각종 건전성 지표도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조병문 상무는 “연초에 우려했던 은행들의 부실 우려는 완전히 소멸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준현·조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