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경제청사진 담은 '국민과 함께…'책자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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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정부는 1일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경제 청사진을 담은 책자인 '국민과 함께 내일을 연다' 를 발간했다.

이 책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를 양축으로한 'DJ노믹스' 를 조목조목 소개하고 있다.

19개 정부부처와 10개 정부출연기관.대통령산하 정책기획위원회.학계.언론계의 전문가들이 모여 3개월간의 작업끝에 만들었으며, 집필은 재정경제부와 한국개발연구원 (KDI) 이 맡았다.

이 책은 주요 대형서점에 있는 '정부간행물판매센터' 에서 판매 (권당 2천5백원) 하며, 책 내용을 알기쉽게 요약한 만화도 함께 발간된다.

정부는 지난 4월 대통령 방미 (訪美) 연설문을 우리 국민에게도 자세히 알릴 필요가 있다는 대통령의 지적에 따라 발간 작업을 시작했다.

대통령의 경제철학을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 정부는 '대중경제론' 등 대통령의 저서와 ▶기고 ▶연설문 ▶취임사 등 대통령어록 ▶대통령직 인수위시절 만든 1백대 경제과제 등을 참고했다.

이밖에 대통령의 경제철학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는 유종근 (柳鍾根) 전북지사로부터 수시로 조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金대통령은 발간사에서 "이 책이 현 위기를 초래한 근본 원인을 진단하고, 이를 교훈으로 삼아 정부와 국민이 해야할 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국민 모두의 역량과 저력을 결집해 나가는 지침서가 되기를 기대한다" 고 밝혔다.

이규성 (李揆成) 재정경제부장관은 "제2의 건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이라는 기본틀에서 추진돼야한다" 며 "이 책은 국정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돕고, 정부의 경제철학과 정책과제를 분명히 제시하고자 했다" 고 말했다.

◇ DJ노믹스란 = 대통령 영문 이름에 이코노믹스 (경제) 의 뒷부분을 합친 합성어다.

유사한 예로 80년대 미국 레이건 대통령 당시 레이거노믹스가 있었다.

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거 권위주의적인 관치경제의 틀을 깨는 경제 패러다임이 필요하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 을 골자로하는 DJ노믹스가 바로 이 시대가 필요로하는 경제철학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민주주의는 지난 30여년간 지속돼온 정경유착.관치금융.부정부패.도덕적 해이등 경제위기를 발생시킨 근본 원인들을 고치고, 개인의 노력과 능력에 따라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게 하자는 것이다.

시장경제는 '시장에서 알아서 하라' 는 자유방임이 아니며, 정부가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시장규율을 정하고 감시해야할 의무가 있다는 뜻이다.

◇ 책의 특징 = 과거정권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데서 출발하고 있다.

그동안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제대로 정착시키지 못해 국난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외환위기 과정에 대해서는 '정책대응이 미숙했다' 고 지적했다.

처음에는 이보다 더 강도높은 비판을 담았다가 문구를 부드럽게 고쳤다는 후문이다.

정부는 이 책이 국민에 무엇을 강요하기 보다는, DJ노믹스 경제철학을 알기쉽게 풀어 설명함으로써 공감을 얻는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수치가 많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실현여부도 불투명한 목표치를 늘어놓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김영삼 (金泳三) 정권 초기인 93년에 나온 신경제 5개년계획과 가장 큰 차이가 바로 이 점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비판은 남는다.

당장 감원.감봉에 시달리는 국민에 DJ노믹스가 공허하게 들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또 이 책의 골간인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책을 통해 주입할 성질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시장에서 몸소 실천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이 자연스레 느끼도록 하는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 주요 내용 = 3부 (3백66쪽) 로 나뉘어져있다.

KDI가 집필한 1부 (국민의 정부의 경제철학과 비전) 는 한국경제의 미래상을 담고 있다.

경제정책의 기본원칙을 확립하고, 각 경제주체의 의식과 행동양식을 전환해야만 21세기에 새로운 모범국가로 탄생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재경부가 집필한 2부 (경제구조의 전면적 개혁) 와 3부 (활력있는 경제와 풍요로운 사회의 실현) 는 경제개혁 방향과 분야별 정책과제를 소개하고 있다.

2부는 다시 5장으로 나뉜다.

1장은 정부의 불필요한 기능을 잘라내고, 공평과세를 실현할 수 있도록 세제와 세정을 개혁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장은 금융구조조정, 3장 기업구조조정, 4장 노동개혁, 5장 개방경제 등 요새 한창 추진중인 개혁과제를 담고 있다.

3부는 10장으로 나뉜다.

1장은 물가안정 방안, 2장은 수출경쟁력 강화 방안을 소개하고 있다.

3장은 2002년까지 세계 10위의 정보선진국을 목표로한 정보화 방안, 4장은 5년간.2만개의 벤처기업을 육성한다는 중소.벤처기업 육성 방안이 담겨있다.

5장은 사회간접자본 (SOC) 확충을 다루고 있는데, 2002년까지 ▶고속도로는 현재의 1.5배 ▶4차선 국도는 40%이상 ▶복선화철도는 34% ▶전철화철도는 70%이상 ▶지하철은 4백99㎞로 각각 늘린다는 내용이다.

6장은 쌀산업 생산성 향상과 부산항.광양항을 동북아 물류중심기지로 육성하는 내용의 농업.해양산업 육성방안, 7장은 향후 5년간 50만호의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해 복지공동체를 만드는 내용이 실려있다.

끝으로 8장은 보건의료 개선, 9장은 환경보전, 10장은 남북 공동번영 기반 구축 방안을 담고 있다.

고현곤.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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