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몽골 횡단 '골프 대장정' 성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골프를 치며 몽골을 횡단하는 특이한 이벤트에 나섰던 미국인 '어드벤처 골퍼' 안드레 톨미(35)가 27일(현지시간) 13개월여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톨미는 광활한 몽골의 대지를 파 1만1880 18홀 골프 코스로 상정한 뒤 동에서 서로 골프를 쳐나갔다.

지난해 6월 5일 러시아와의 국경마을인 초이발산에서 티오프해 9번홀까지 끝낸 뒤 날씨가 추워져 중단했다가 올 5월 재개해 두달여 만에 몽골 서쪽의 호브드라는 마을에서 라운드를 끝냈다. 그가 실제로 라운드한 일수는 90여일이며, 총 거리는 약 1985㎞다.

마지막 18번홀의 경우 톨미가 기록한 타수는 506타 였는데 그는 '(내가 설정한) 기준 타수에서 2타가 적은 이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8홀을 도는 동안 모두 1만2170번의 샷을 해 290 오버파를 기록했다"면서 "3번 아이언 하나만 갖고 샷을 했지만 모두 509개의 공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뉴햄프셔 출신의 토목기술자로, 여행작가.탐험가.골퍼로도 활동해온 톨미는 이번 몽골 횡단 골프 도중 캐디인 카탄바타르와 단 둘이서 지프로 이동하면서 초원에서 텐트 생활을 하며 숙식을 해결하는 힘든 라운드를 했다.

그는 대장정을 마친 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AP통신 기자와 만나 "가장 큰 장애물은 가끔씩 멀리서 들리는 늑대의 울부짖는 소리였다"며 "정말 힘겨운 여정이었다"고 털어놓았다.

10세 때 골프를 배웠다는 그는 이곳저곳 여행을 하면서 골프를 즐기는 골프광이 됐으며 지금까지 다섯 대륙 50여개국을 여행했다. 몽골 횡단 골프를 하게 된 데 대해 그는 "몽골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극한 스포츠로서 골프의 새 영역을 개척하는 한편 예술적 상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톨미는 미국으로 돌아가 한동안 휴식을 취한 뒤 조만간 이번 이벤트에서 겪은 독특한 체험을 엮어 책으로 내고 골프 횡단에 적합한 또 다른 지역을 물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