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사태 극적타결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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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현대자동차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국민회의.노사정 (勞使政) 위 합동중재단이 제시한 협상안을 놓고 노조.회사.중재단 3자가 20일 오후부터 21일 새벽까지 마라톤 회의를 가져 극적 타결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노사는 정리해고 규모 등에 대한 합의를 놓고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했다.

현대자동차 정몽규 (鄭夢奎) 회장 등 회사 대표 5명과 김광식 (金光植) 노조위원장 등 노조 대표 5명은 20일 오후 3시 회사 본관 회의실에서 노무현 (盧武鉉) 국민회의 부총재 등 합동중재단이 함께 참석한 공식 협상을 갖고 그동안 개별접촉을 통해 중재단이 마련한 절충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협상에서 중재단은 회사측이 고용승계를 조건으로 외주키로 한 식당 종업원 1백67명에다 일반근로자 1백명선을 포함한 정리해고 대상자를 제시, 양측이 이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했다.

이는 노조측엔 정리해고를 수용하는 대신 대상자 수를 지금까지의 6백15명에서 크게 줄일 수 있는 실리를, 회사측에는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명분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정리해고 불가' 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며 총 정리대상 1천5백38명 전부를 1년간 무급휴가 처리하자는 주장 등을 폈으나 협상이 진행되면서 중재단의 거듭된 설득을 받아들여 정리해고를 수용하는 분위기 쪽으로 기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또 ▶노조간부 등에 대한 회사측의 고소.고발 (41건 1백26명) 취하 ▶해고 대상자 선정때 노사협의를 할 것 등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한때 정리해고 대상 6백15명을 3백50명까지 줄이되 나머지 1천1백88명은 2년간 무급휴직 처리하자고 맞섰다.

이날 협상은 노사 대표와 중재단이 모두 참석하는 본협상과 노조.회사.중재단 2명씩 참석하는 실무협상으로 번갈아 열렸다.

협상 도중 이용범 (李鎔範) 노사정위 대변인은 "노사 모두 퇴로가 없는 데다 노사간 이견차가 있지만 끝까지 협상을 통해 타결짓는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날 김원기 (金元基) 노사정 위원장.김창성 (金昌星) 경총 회장.이갑용 (李甲用)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오후 9시50분쯤 협상장을 찾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협상이 계속됨에 따라 전날과 마찬가지로 회사 정문 등 출입구 통제를 완화하고 있으나 협상이 결렬될 경우 곧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만반의 태세를 갖췄다.

노조는 농성 근로자 4천여명이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 경찰투입에 대비했다.

울산 = 황선윤. 김상우.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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