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에 따르면 이씨는 5년 전 면목동에 사는 아들을 방문, 함께 면목점에 쇼핑 갔다가 순간적인 충동으로 샴푸 5개, 린스 2개, 내복 한벌 등 20만원 상당의 물품을 계산하지 않고 가지고 나왔다.
당시에는 공짜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죄책감은 커져만 갔고, 이씨는 그 사건을 계기로 교회에 나가게 됐다고 한다. 이씨는 속죄하는 마음으로 불쌍한 사람도 돕고 하나님에게 매일 사죄 기도를 올렸지만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은 죄책감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이씨는 편지에서 "나쁜 짓을 한 사람은 반드시 피해자에게 사과해야 하며, 그것이 물질이라면 그대로 돌려줘야 한다는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감정이 북받쳤다"고 말했다.
그는 또 "훔친 물건의 액수에서 조금이라도 모자라면 속죄가 안 될 것 같아 5만원을 더해 25만원을 넣었다"며 "용서해 주신다면 지금 죽더라도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투아네 점장은 "지난해 11월 한국으로 오기 전 세계 각국의 매장에서 근무하며 많은 일을 경험했지만, 이같이 감동적인 일은 처음"이라며 "한국인의 착한 심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까르푸는 이씨가 보내온 돈을 면목동 소재 노인복지회에 전액 기증키로 했다.
정현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