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입찰5개사 막판작전 돌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오는 21일 기아.아시아자동차 입찰서류 마감을 앞두고 현대.대우.삼성자동차와 미국 제너럴모터스 (GM).포드 등 5개 입찰 참가 업체가 마무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대원 (李大源) 삼성자동차 부회장은 지난주 미국을 다녀왔으며 이유일 (李裕一)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정세영 (鄭世永) 명예회장과, 김태구 (金泰球) 대우자동차 사장은 김우중 (金宇中) 회장과 잦은 협의를 갖는 등 최종 전략 수립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들. 특히 현대와 삼성 입찰팀 관계자는 연휴인 15, 16일에도 전원 출근했다.

이들 5사는 모두 입찰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도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기아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의 고위관계자는 "최소 3~4개 업체가 응찰할 것" 이라고 말했다.

현대 李부사장의 경우 "외국업체와의 컨소시엄 구성은 고려하지 않고 있고 대우측이 제안한 컨소시엄도 진전이 없다" 고 밝혔다.

李부사장은 GM과의 컨소시엄 협의설도 강하게 부인하면서 "처음부터 컨소시엄 구성 계획은 없었으며 계열사와도 이 문제로 협의한 바 없다" 고 강조했다.

대우도 현재로선 단독 응찰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우자동차 이성상 (李聖祥) 기획담당이사는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은 반반" 이라면서도 "1조여원의 응찰 비용을 독자 조달하는 데 아무 문제 없다" 고 말했다.

기아 인수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삼성자동차는 유럽 및 국내 업체 3~4군데와 컨소시엄 구성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해외 업체와의 컨소시엄 논의가 잘 됐고 외자 유치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해외 컨소시엄 구성이 아직은 열매를 맺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리한 지위를 선점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포드는 인수 자체보다는 부채 탕감에 더 신경을 쓰는 눈치. GM은 아시아자동차 실사도 하지 않는 등 상대적으로 저조한 활동을 보여 입찰 참가 움직임이 포드 견제와 대우와의 자본 참여 협상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그러나 GM코리아 관계자는 "GM 같은 대기업이 들러리 서려고 입찰에 참여했겠느냐" 고 말해 막판까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기아 및 채권단은 유찰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낙찰자 이외에 예비후보를 추가 선정할 방침이다.

차진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