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채무불이행 예측적중…소로스 경고 적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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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러시아가 아시아 경제위기의 다음번 희생자가 될 것이라는 조지 소로스 (68) 퀀텀펀드 회장의 예측이 딱 들어맞아 '국제 금융계의 황제' 라는 별명이 부끄럽지 않게 됐다.

소로스는 지난 13일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국제통화기금 (IMF) 의 처방이 완전히 틀린 방향으로 가고 있다" 고 전제, "내가 충고하는 페그제 (고정환율제) 도입.루블화 평가절하 등을 무시하면 러시아는 채무불이행 사태를 맞게 될 것" 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당시 극심한 금융혼란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루블화의 15~25% 평가절하 ^유로 또는 달러에 환율을 연동시키는 페그제의 도입을 제시했다.

그는 또 IMF 등 국제 사회가 지원키로 한 2백26억달러 외에 서방선진7개국 (G7) 이 1백50억달러를 추가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월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지와 인터뷰를 할 때도 "외국에서 빌린 차관을 러시아가 생산분야가 아닌 재정적자 충당.기업부채 상환에 이용하고 있다" 며 "이 때문에 경제위기가 닥쳐올 것" 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헝가리 출신의 유대계 미국인 조지 소로스는 옛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를 자유시장 경제체제로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해왔다.

그는 실제로 지난해 자금압박을 받고 있던 러시아 정부에 비밀리에 수억달러의 단기 긴급융자를 해주었으며 국영기업 민영화 과정에도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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