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코스·바람적응 실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이런 기후나 코스에서 어떤 클럽을 선택해야 하는지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박세리 (21.아스트라) 는 이번 브리티시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그녀의 말대로 귀중한 경험을 얻었다.

박은 17일 (한국시간) 영국 랭커셔의 로열리덤 앤드 세인트앤스골프코스 (파72)에서 끝난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77타를 기록, 합계 20오버파 3백8타로 공동 34위에 머물렀다.

합계 4오버파 2백92타로 우승을 차지한 미국의 셰리 슈타인하우어에게 무려 16타나 뒤졌다.

4개 미국대회를 석권, '골프여왕' 이라는 별명을 얻은 명성에 걸맞지 않은 저조한 기록이다.

코스에 대한 적응력 부족이 원인이었다. 영국의 링크스코스는 미국 코스와는 전혀 다르다. 페어웨이는 경사가 없는 대신 좁다.

'항아리' 로 불리는 벙커는 사람의 키가 푹 파묻힐 정도로 깊어 한번 빠지면 속수무책이다.

박의 최대 약점은 바람에 대한 적응력 부족이었다.

3라운드를 제외하고 초속 10m 이상의 강풍이 몰아친 이번 대회에서 박은 좀처럼 거리를 맞추지 못했다.

아이언샷은 거의 전홀에서 그린 주변을 맴돌았다.

박은 "바람을 감안해 드라이버보다 2번 아이언으로 낮게 깔아치는 타법을 구사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3라운드에서는 바람이 없어 오히려 거리측정이 더욱 헷갈렸다" 고 분석했다.

그린 주변에서의 짧은 칩샷도 대부분 핀을 4m 이상 벗어나는 등 쇼트게임도 미흡했다.

랭커셔 = 배명복 특파원, 김종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