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여론 업고 정치 '새판짜기'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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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제2의 건국운동' 정치권쪽 개혁은 정치판을 새로 짜겠다는 의욕까지 드러난다.

그 바탕은 김대중대통령이 제시한 '참여민주주의' 다.

金대통령이 '개혁의 선봉 (先鋒)' 이라고 지칭한 국민회의는 제2건국 선언문을 바탕으로 정치개혁의 긴박한 일정과 틀을 짜고 있다.

정치개혁에서 우선 주목되는 대목은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이다.

이 제도는 유권자들이 지역구 후보와 별도로 지지정당에 투표해 비례대표로 의원을 뽑는 것이다.

각 당의 지역색을 옅게하려는 뜻이 깔려있다.

그러나 이런 사안은 여권 내부, 정당별로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것들이어서 논란이 불가피하다.

당장 자민련이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전국 단위 정당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자민련으로선 자신에게 이롭지 않다는 판단이다.

국회의원 숫자를 줄이는 문제야말로 간단치 않다.

여야의원들이 명분에 밀려 딴소리를 않고 있지만 막상 자기가 감축대상에 들어가면 거세게 반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IMF체제를 맞지 않았던들 말 꺼내기조차 쉽지 않았을 일이다.

어렵사리 궤도에 오른 정치개혁이 제대로 추진되려면 金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는 물론 여론의 압박이 필수적이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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