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세리선풍' 체계적관리 급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지난해 전세계를 휩쓸었던 '타이거 신드롬' 의 배후에는 주도면밀한 연출자가 있었다.

바로 세계적 신발.의류업체인 나이키사와 스포츠매니지먼트업체 IMG사다.

타이거 우즈의 최대 스폰서 나이키사는 필 나이츠 부회장이, IMG에서는 전무격인 휴즈 노턴이 각각 '스타 우즈 만들기' 의 선봉에서 맹활약했다.

이들은 대회 출전 일정, 캐디와 코치 관리 등 경기의 기본적인 사항부터 시작, 각종 계약과 언론과의 관계조정, 하다못해 아버지 얼 우즈의 역할까지 우즈와 관련된 모든 것을 직접 챙기며 그의 명성에 흠집이 가지 않도록 세심히 관리했다.

미국 스포츠계의 동향을 손금 보듯 훤히 알고 있는 이들의 체계적 관리가 없었더라면 '백인 스포츠' 라는 골프에서 우즈의 전례없는 성공은 거의 불가능했으리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세리도 올시즌 골프에서 우즈에 못지 않은 일대 선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과연 박세리가 우즈와 같이 지속적인 스타로 성장할 만큼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의문이다.

6주 연속 출전이라는 무리한 일정이 박에 대한 주먹구구식 관리의 대표적인 예다.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골프의 최고 스타로 떠오른 뒤에도 시즌 초반 무명시절 짜인 일정을 그대로 강행했다.

박세리의 계약문제도 그리 깔끔하게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또 '박세리의 모든 것' 이 한국과 문화적 배경이 전혀 다른 미국에서 속속들이 노출되면서 어떤 돌발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를 불안감마저 들고 있다.

우즈와 같이 박세리도 지금까지 그녀가 이뤄낸 명성에 걸맞게 만족할 만한 관리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체제를 하루빨리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왕희수 체육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