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요노 재선 유력 … 출구조사 과반 득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59·사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재선에 바짝 다가섰다. 8일 치러진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의 출구조사 결과 집권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유도요노 대통령이 절반 이상의 득표를 했다고 AFP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대선은 유도요노가 당선됐던 2004년 첫 직선 대통령 선거 이후 치러지는 것이다. 8일 오전 인도네시아의 동쪽 끝 파푸아주에서 시작돼 서쪽 끝 수마트라섬에서 끝났다. 총 유권자는 1억7600만 명으로 1만7000여 개의 섬에 45만여 곳의 투표소가 설치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투표의 안전한 진행을 위해 24만여 명의 경찰을 투표장 인근에 배치했다.

◆1차 투표로 결판날 듯=여론조사 기관인 인도네시아 서베이 연구소(LSI)가 이날 발표한 표본조사결과 유도요노 대통령은 52.7%를 득표했다. 골카르당의 유숩 칼라 부통령과 투쟁민주당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대통령의 득표율은 각각 25.92%와 21.33%에 그쳤다. LSI는 전체 표본의 10.65%를 조사했다.

현지 방송사인 메트로TV는 “출구조사 결과 유도요노 대통령이 50.48%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수카르노푸트리 전 대통령은 19.48%, 칼라 부통령은 15.19%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TV 원’의 출구조사에서도 유도요노 대통령의 득표율(53.87%)은 칼라 부통령(25.79)과 수카르노푸트리 전 대통령(20.74)을 큰 폭으로 앞섰다. 이에 따라 유도요노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소가 너무 넓어 투표 결과는 며칠 뒤에 나올 전망이다. 이번 대선에서 1위 후보가 유효 투표의 과반을 획득하지 못하면 1위와 2위 후보자가 9월 8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인도네시아 첫 연임 대통령=유도요노가 승리하면 인도네시아에서 직선 대통령을 선출한 이후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대통령이 된다. AFP에 따르면 인구 2억1000여만 명의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인도·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민주주의 국가다. 유도요노의 인기는 5년 동안 집권하면서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한 데 바탕을 두고 있다. 아체 분리주의 반군과의 유혈 분쟁에 종지부를 찍고 집권 당시의 정치 혼란을 수습하는 한편 부패 청산 등에서도 큰 성과를 거둬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

5년 전 대통령에 취임했을 때 그는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휘청이던 인도네시아 경제를 살려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유도요노는 소요와 금융위기로 수렁에 빠졌던 인도네시아를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눈부신 경제 성과를 낸 국가로 탈바꿈시켰다. 정치적 소요에서도 벗어나 안정적인 민주화 단계를 밟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때문에 온화한 성격에 우유부단하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그의 인기는 높다. 취미는 여가 시간에 노래 가사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현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