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소설 '황진이' 영화·드라마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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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소설 ‘황진이’ 영화.드라마 만든다""북한 소설 ‘황진이’ 영화.드라마 만든다"

북한 작가 홍석중(63)의 장편 소설 '황진이'가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최근 만해문학상을 수상함으로써 남한 문학상을 받은 첫 북한 소설이라는 기록을 세운 '황진이'에 대해 영화사와 방송사들의 저작권 계약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살인의 추억'을 만든 영화사 사이더스는 최근 민족문학작가회의에 '황진이'의 영화 판권 구입을 의뢰했다.

작가회의 산하 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인 소설가 정도상씨는 "사이더스가 5만달러(약 6000만원)의 저작권료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종윤 사이더스 이사는 "아직 정확한 액수를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소설 '황진이'가 서민적이면서도 생생한 언어로 씌어져있어 대중적인 영화로 만들 경우 호소력이 클 것으로 보고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MBC와 SBS도 드라마 제작을 위해 저작권 계약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등을 통해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위원장은 "'황진이'가 계급투쟁이나 반미 등 정치적.이념적으로 껄끄러운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아 문화산업계가 주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올해 초 북한 문학예술출판사로부터 '황진이' 1400여권을 수입.판매해 온 대훈서적은 다음달 15일 광복절에 맞춰 상.하권 900쪽 분량의 하드커버 '황진이'를 출간한다. 북한판은 인쇄 상태가 조악해 읽기가 힘들다는 지적에 따라 조판을 새롭게 하고 20여쪽 분량의 용어해설집을 붙였다.

한편 작가회의 측은 북한 문예물의 저작권을 두고 여러 매체가 지나치게 경쟁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다음달 하순 북한에서 열리는 남북작가대회에서 북한 문예물에 대한 저작권 관리를 남측 작가회의가 독점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북측과 협의할 계획이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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