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여성 식품기술사된 김지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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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95년에 조리기능장이 됐어요. 그런데 식품회사를 해보겠다는 꿈을 이루려면 보다 전문지식이 필요할 것 같아 기술사에 도전했습니다." 지난 27일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발표한 제54회 기술사합격자 명단에 식품기술사로 이름이 오른 김지연 (金志娟.42.김지연 요리학원장) 씨. 남들은 하나를 얻기 어려운 고난도 자격증을 두 개나 갖게 됐다.

김씨는 기능장이자 기술사인 여성 1호를 기록하게 됐다. 조리기능장은 요리에 관한한 최고란 의미이고, 식품기술사란 식품의 가공.저장.제조 등 전분야에 걸쳐 고도의 지식과 실무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뜻. 결국 그는 '먹는 분야' 에서는 최고의 경지에 오른 셈이다.

"막상 공부를 시작하고 보니 너무 힘이 들어 이번 시험에 떨어지면 다시는 공부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었어요. 누가 좀 말려줬으면 싶은 마음마저 들곤 했지요. " 77년 부산 동여고를 졸업한 김씨는 이듬해 조리사자격증을 취득하고 요리학원 강사를 거쳐 91년부터 김지연 요리학원을 운영해왔다.

학원운영으로 시간이 없어 주말에 '스파르타식' 공부를 했던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1년여 동안 주말이면 오전9시부터 오후11시까지 공부에 매달렸다.

그 덕 (?)에 지금도 독신.

" '김지연' 이란 이름을 걸고 식품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작은 소스 하나라도 '김지연' 이란 브랜드가 있으면 사람들이 믿고 사게 만들고 싶습니다." '기능장이자 기술사' 의 신화를 이룬 그가 궁극에 이루고 싶은 신화다.

이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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