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공부] 중1 · 고1 성적 향상 다시 안 올 터닝 포인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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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성(서울 선덕고1)군과 박현진(서울 신목중1)군은 요즘 같은 고민을 한다. 각각 고등학교, 중학교에 올라온 뒤 첫 학기 성적이 많이 떨어진 것. 일선 교사들은 이런 사례가 많다고 지적한다. 강용철(서울 경희여중) 교사는 “중학교에 올라오면서 학습 난이도가 높아지고 학습량이 늘어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동(서울 세종고) 교사도 “중학교까지는 학습습관이 완전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성적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고등학교부터는 학습 절대량의 차이가 커 학습습관이 정확히 잡혀 있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두 학생은 이번 방학을 기점으로 원하는 성적대로 재진입하기를 원한다. 전문 학습매니저들의 도움을 받아 이들을 위한 여름방학 계획을 세워봤다.

선행학습보다는 취약과목 복습을 통해 성적 재도약을 꿈꾸는 서울 선덕고 1학년 이유성군. [황정옥 기자]

계획표 짜기 전 학습성향 점검

학생마다 학습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적합한 공부계획도 다르다. ‘내신형’은 공부량이 많고, ‘수능형’은 공부한 내용을 조직화(응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와이즈멘토 허진오 팀장은 “내신형은 시간 단위, 수능형은 과제 계획 중심으로 계획을 짤 것”을 권했다. 내신형 학생은 과제를 끝내지 못해도 정해진 시간 동안 공부했다면 계획을 잘 지킨 것으로 평가한다. 끝내지 못한 과제가 생길 수 있으니 주말에 자유시간을 둬 못한 과제들을 끝낼 수 있게 한다. 수능형 학생은 정해진 시간에 공부를 시작하되, 끝낼 시간은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 허 팀장은 “이 유형은 계획된 시간이 넘더라도 과제를 끝내지 못했다면 밤을 새워서라도 꼭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 찾기

이군은 수학과 영어 과목이 가장 큰 고민이다. 어머니 오혜영(43·서울 도봉구)씨는 “학원에 보내도 성적이 오르지 않아 그만두고 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털어놨다. 이군은 스스로 “수학 공부를 할 때 무작정 문제만 풀었던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CS교육컨설팅 이정선 매니저는 “수학에 대한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떨치려면 우선 수학의 기본개념을 충실히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학교 때까지는 잘 하다가 고등학교에 올라가 시험시간이 부족하거나 실수가 많다면 대부분 기본개념이 정리돼 있지 않아서라는 것. 이군은 수학 10-가 중 취약 부분인 부등식과 방정식을 다시 공부하기로 목표를 정했다. 영어는 방학 동안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풀기로 했다. 영어 점수가 90점대로 진입하지 못하는 이유가 수능식 공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번 방학을 이용해 이군은 자신에게 맞는 학습방법을 찾기로 했다. 집과 독서실, 학교에서 공부를 해본 후 제일 공부가 잘 되는 장소를 찾을 계획이다. 이군은 “고등학생이 되니 외울 게 많아 벼락치기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험기간이 아닌 평상시에도 암기과목을 복습해야 하는 이유다. 수업을 받은 후 언제까지 기억에 남는지 파악해 3일 또는 일주일 단위로 복습 주기를 정하기로 했다. 방학 한 달 동안 모든 것을 바꿀 순 없다. 이 매니저는 “3년 후를 생각해 느긋하게 마음먹고 황소걸음으로 한 걸음씩 나아갈 것”을 당부했다. 특히 “성적이 좋았다 떨어진 학생들의 경우 ‘하면 된다’는 경험을 해 자신감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습량 늘리는 훈련

박군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6~7시간 학습을 하기로 했다. 학습량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일일학습일기’는 박군의 학습량을 점검하기 위한 방법. 매일 몇 시부터 몇 시간 동안 어느 정도 범위를 학습했는지 정확히 기록해 일주일 동안의 총 학습량을 파악한다. 또 학습량을 늘리기 위해 방학 동안 과목별로 한 권씩 문제집을 풀기로 했다.

학습계획을 세울 때는 어려워하는 과목을 먼저 공부하도록 정하는 것이 좋다. 박군의 경우 과학·수학·영어에 비중을 둬 시간을 배정했다. CS교육컨설팅 이규현 매니저는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는 자유시간으로 두고 학습계획에서 밀린 것을 마무리하는 시간으로 정하라”고 조언했다. 실행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려면 반드시 여유시간을 둬야 한다는 것.

박군의 또 다른 고민은 집중력 부족. 이 매니저는 트럼프의 숫자와 그림을 기억하는 카드놀이처럼 집중력 향상을 돕는 방법을 꾸준히 해볼 것을 권했다. 그는 “학습량을 늘리고 계획한 것을 실천하는 훈련을 꾸준히 하면, 2학기에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글=박정현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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