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150일 전투 명령’ “여자는 치마만 입어라”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올해 5월 초부터 ‘강성대국의 대문을 연다’며 시작한 ‘150일 전투’를 주로 주민들의 사상통제와 풍기단속의 빌미로 사용하고 있다고 6일 동아일보가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150일 전투의 당초 목적은 생산성 향상과 생산량 증가이지만 최근 북한 주민들은 ‘바지 대신 치마를 입어라’‘과거 죄를 고백하라’ 등 생산성과는 전혀 무관한 단속에 시달리고 있다.

150일 전투 시작과 함께 북한 전역에 청년동맹 규찰대, 여성동맹 규찰대, 학생 규찰대 등 다양한 명칭의 규찰대(단속반)가 쫙 깔렸다. 이들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여성들의 바지 단속이다. 바지 대신 조선 민족의 고유 의상인 치마를 입으라는 것이다. 하지만 치마라고 해서 모두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무릎이 보이는 짧은 치마나 꽃무늬가 있는 치마는 단속 및 사상투쟁 대상이 된다. 북한에서는 최근 여성을 단속해 희롱하거나 뇌물을 받을 목적으로 젊은 남성들이 대거 규찰대에 자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북한 소식통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마구잡이 단속 때문에 심지어 80세 할머니도 바지를 입은 뒤 허리춤에 보자기 같은 치마를 감고 다니다가 단속반이 보이면 재빨리 보자기를 내려 바지를 감추는 황당한 코미디가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 계층을 상대로 과거의 잘못을 고백하라는 북한식 ‘고해성사’도 유행이다. 노동당 중앙위는 최근 당원들에게 내려 보낸 통보문에서 “당원들은 각자 자신의 위치와 본연의 업무에 따른 부정행위를 스스로 고백하라”고 지시했다. 동시에 ‘우리 당원들이 설 자리는 어디인가’라는 내용으로 사상성도 검증받아야 한다.

고해성사는 학생도 예외가 아니다. 신의주의 한 고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자기비판 10건과 호상비판(타인비판) 10건을 의무적으로 적어내라고 했다. 학교 측이 “자기가 감춘 잘못이 다른 사람의 고백에 의해 드러나면 소년교양소(교도소)에 보낸다”고 협박하면서 남조선 영상물을 보거나 도박을 하거나 부모가 휴대전화로 몰래 중국의 친지 등과 전화를 했는지 적어내게 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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