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스토리텔링 마케팅 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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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전남 무안군 몽탄친환경영농조합법인은 지난해 ‘영산강살리는 쌀’로 35억여원의 소득을 올렸다. 몽탄면은 함평군 엄다면에서 무안군 일로읍 복용리에 이르는 영산강변 약 16.5㎞의 중간에 있다. 그리고 승달산에서 깨끗한 물줄기로 시작해 영산강으로 유입하는 샛강 4개가 흐른다. 이런 지리적 특성을 살려 경지면적의 60%인 728ha에서 친환경농업으로 쌀 2700여t을 생산, ‘영산강살리는 쌀’이란 브랜드로 출하하고 있다.

장기광 법인 대표는 “특히 현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영산강 살리기에 공감하고 농민들을 격려하는데, 이게 쌀 구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샛강이 살아야 영산강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샛강 주변 농민들이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그렇게 생산한 쌀에 그 의미를 담아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전라남도는 친환경농산물 판매전략으로 스토리텔링 감성 마케팅을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

슬로시티 등 친환경농업의 가치를 상징하는 느림, 청정한 생태환경, 자연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이야기를 브랜드화해 소비자에게 감동을 주고 기억에 남김으로써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구매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다.

전라남도는 올 하반기에 실시하는 친환경농업 교육과 농업기술원의 품목별 전문교육, 바우처 교육 때 스토리텔링 마케팅 전문가를 초빙해 감성 마케팅의 필요성과 전략에 대해 가르칠 계획이다. 또 이달부터 9월까지 여는 ‘친환경농업 사진 공모전’을 통해 한 컷의 장면과 하나의 에피소드 등 짧은 스토리로 소비자에게 긴 여운을 남길 수 있는 브랜드를 개발하기로 했다.

손대현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사람들이 갈수록 상품 자체뿐 아니라 상품에 담겨 있는 문화나 감성 등을 찾고 상표(브랜드)가 상징하는 이야기에 대해서 돈을 더 지불할 것”이라며 “소비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야 유통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성호 전남도 친환경농업과장은 “황새·긴꼬리투구새우·샛강 등 청정 자연환경이나 생태환경복원을 상징하는 동식물이나 개체 등을 활용, 스토리텔링 감성 마케팅을 적극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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