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월드컵 무얼 남겼나]1.이번대회 특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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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구촌을 33일간 감동과 환호, 실망과 아쉬움으로 뒤덮었던 프랑스월드컵이 끝났다.

20세기 마지막 축구대제전이었던 이번 대회는 세계축구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줬으며 한국축구가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도 제시했다.

수많은 스타들의 부침도 지켜볼 수 있었다.

프랑스월드컵을 4회로 나눠 결산한다.

프랑스월드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세계 정상수준에 오르려면 체력.개인기.조직력.정신력 그 어느 것 하나만으로는 안된다는 명백한 사실을 깨우쳐 준 것이다.

^고유의 스타일이 없어졌다.

여전히 유럽과 남미의 양대 산맥이 주축을 이뤘지만 유럽과 남미를 구분하던 스타일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즉 남미 = 개인기, 유럽 = 힘이란 공식이 무너진 것이다.

브라질.아르헨티나.칠레 등 남미팀들은 힘에서도 결코 유럽팀에 밀리지 않았으며 유럽팀들 역시 뛰어난 개인기를 겸비했다.

개인기는 뛰어났지만 힘에서 밀린 아프리카 팀들이 부진했던 것은 개인기와 체력을 겸비해야만 정상권에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새로운 전술은 없었으나 전술의 혼용이 두드러졌다.

프랑스월드컵에서 새로운 전술은 볼 수 없었다.

그러나 대부분 팀들이 지역방어의 4 - 4 - 2와 대인방어의 3 - 5 - 2를 적절히 혼용했다.

수비수들의 유기적인 협동수비는 강력한 수비 형태로 나타났다.

특히 결승전에서 맞붙은 브라질과 프랑스는 둥가와 디디에 데샹을 일자형 포백 수비 앞에 배치, 스위퍼 역할과 볼배급 역할을 하게 하는 '앵커맨' 으로 활용해 좋은 성과를 얻었다.

앵커맨은 앞으로 여러 팀들이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변은 적었으나 메가톤급이었다.

이변은 많지 않았다.

시드 배정국인 스페인.불가리아가 예선에서 탈락하고 16강전에서 나이지리아가 덴마크에 1 - 4로 진 것이 대회 초반 이변이라면 이변이었다.

그러나 처녀출전한 크로아티아가 8강전에서 독일을 3 - 0으로 격파한 것과 네덜란드를 꺾고 3위를 차지한 것은 큰 이변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결승전에서 프랑스가 '세계최강' 브라질을 3 - 0으로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한 것은 가위 메가톤급 사건 (?) 이었다.

더구나 프랑스는 전 대회 지역예선 탈락 팀이 우승하는 대기록도 세웠다.

^국제축구연맹 (FIFA) 은 더욱 공격지향적인 경기를 요구한다.

FIFA는 공격지향적인 경기를 유도하기 위해 프랑스월드컵에서 백 태클을 금지시켰다.

한국의 하석주가 첫 희생자가 됐지만 심판들은 여지없이 경고와 퇴장을 선언했다.

퇴장당한 선수가 22명, 경고가 2백58차례였다는 사실은 FIFA와 심판들의 단호한 의지의 결과다.

요제프 블라터 신임 회장의 취임으로 FIFA는 앞으로도 더욱 공격지향적인 경기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백 태클은 물론 사이드 태클도 금지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TV중계가 거친 경기와 자질 없는 심판을 양산 (?) 했다.

프랑스월드컵 TV중계는 최대의 찬사를 받았다.

여러 각도에서 놓치지 않고 중요한 순간을 잡아내는 기술은 역대 최고라는 평가였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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