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터넷 생활화는 기본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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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인터넷이란 이름의 '전자불도저' 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98년 5월말 현재 인터넷에 연결돼 있는 웹서버 수는 2천만대이며 사용자는 1억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사용자 증가율도 매년 20%를 웃돌고 있다.

또한 웹TV와 인터넷폰의 실용화로 이제 안방에 있는 텔레비전과 전화기도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게 됐다.

때문에 수년 내에 인터넷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하고도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거대하고도 일상적인 정보교환의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MIT미디어랩의 마이클 네그로폰테 교수는 인터넷 호환사회 (InternetCompatible Society) 의 도래를 선언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회장은 "인터넷은 곧 디지털 신경망이다.

이제 이 신경망 위에서 일어나는 웹 생활방식을 배워야 한다" 고 역설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고 있다. 잘라내고, 버리고, 합치고, 헤어지는 대수술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수술 작업은 살아남기 위한 필요조건이지 다시 뛰어오르기 위한 필요충분 조건은 아니다.

구조조정은 물리적인 수술과 동시에 체질 속에 새로운 기능을 접목시키는 정보화작업이 병행돼야 성공할 수 있다.

이런 바탕에서 정보화는 두 단계로 접근해야 한다.

하나는 정보인프라를 구축하는 단계이고 다른 하나는 정보인프라를 이용,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하는 단계다.

정보인프라의 구축은 통신과 컴퓨터, 인터넷표준과 통합되는 소프트웨어, 그리고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교육까지를 포함한다.

정보인프라를 구축하고 나면 우리는 그 위에서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과제다.

첫째, 정보의 실시간 공유로 과거 우리들이 하던 모든 일의 능률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정보인프라가 갖는 강력한 힘을 이용해 지금까지 시도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 새로운 사업을 개척해야 한다.

세째,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문화를 세계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보편화해서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우주 속으로 쏘아 올려야 한다.

정보화의 진정한 효과는 정보인프라 구축단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여 능률을 향상시키고 미래를 새롭게 개척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정보인프라 구축단계에서 그 인프라를 활용하는 단계로 정책을 바꿨다. 그들은 지금 수많은 정보.문화상품을 국경 없이 전세계를 향해 팔고 있으며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미국의 서점에서 책을 살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지금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를 무관세화하자고 세계를 설득하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정보인프라는 정보화시대를 살아가는 기본적인 수단이다.

그것을 구축하고 활용하는 일은 이제 선택사항이 아니고 필수사항이다.

IMF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구조조정과 더불어 인터넷이라는 '전자불도저' 를 이해하고 응용하는 일이 시급하다.

남궁석 (삼성 SDS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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