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주장에 분노한 쌍용차 협력업체 사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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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사태에 정부는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불법으로 공장이 42일째 점거당했는데도 팔짱만 끼고 있다. 중국이라면 벌써 공권력을 투입해 정상화했을 거다. 중국 정치보다 못한 게 한국 정치 같아서 하는 말이다.”

쌍용자동차 사태가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 1일 쌍용차 경기도 평택공장 집회에 동조 참가한 금속노조 조합원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AP통신은 이 사진을 ‘단결투쟁 (Unity and Fighting)으로 끝까지 싸울 태세’라는 설명과 함께 이날 전 세계로 타전했다. 쌍용차는 2일 현재 42일째 불법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쌍용차 협력업체로 중국 베이징시에 있는 지우테크놀로지의 정관현(44) 사장은 2일 기자와 전화인터뷰에서 "법치가 안 통하는 한국이 답답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그는 “현재 공장을 불법 점거한 노조원들은 한때 내 동료들이었다”며 “그렇게 평범하고 착했던 사람들이 지게차와 쇠파이프로 살인 행위 같은 폭력을 휘두른다는 것을 해외에서 접하고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정치인과 민주노총 등 외부 세력이 가세해 정치 세력화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사장은 1990년 쌍용차에 입사해 연구소 등에서 16년간 일하다 2006년 차장으로 명예퇴직했다. 이후 중국 베이징에 와서 쌍용차 신차 테스트 등을 해주는 회사를 차렸다. 한때 직원이 40명 정도 됐지만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파업이 이어지면서 일감이 거의 없어졌다. 직원 30명을 해고했다.

정 사장은 이날 민주노동당 홈페이지에 비판의 글(www.kdlp.org/1103424)을 올렸다. 그는 “민노당 홍희덕 의원이 한 쌍용차 사태에 대한 발언에 분통이 터져서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회사 측이 사전에 계획을 세워 노조의 파업과 폭력을 유발하려고 경비용역을 동원했다고 1일 주장했다. 정 사장은 “현재 점거 농성 주도자들이 일반 노조원을 선동해 자꾸 정치 문제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 사장은 쌍용차에 입사했을 때 코란도가 대박났던 일을 회고했다. 그는 “최고의 회사가 되는구나하는 기대 속에 직장 생활을 했는데 이제 파산 이야기가 나오니 답답하다”고 했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회사에 남은 근로자들의 의욕이 대단하다. 공장이 다시 돌아가면 튼튼한 차로 명망이 높았던 쌍용차는 부활할 거다”라고 덧붙였다.

김태진·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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