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의 '박세리 샷'…컴퓨터 퍼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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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신들린 플레이라는 건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었다.

세컨드샷은 무조건 핀 주변에 갖다붙였고 퍼팅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홀컵으로 빨려들어갔다.

박세리를 따라다녔던 5백여명의 갤러리들은 18홀 내내 목이 쉬도록 환호성을 터뜨려야 했다. 미국 여자프로골프 (LPGA) 31회 우승경력의 베시 킹과 한조를 이룬 박세리는 초반에는 보기와 버디를 오가는 등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환상적인 아이언샷과 퍼팅으로 후반 막판 4연속 버디를 기록하는 등 버디 10개, 보기 2개로 3라운드 경기를 마무리했다.

박세리는 이날 첫홀에서 아이언 티샷이 왼쪽 러프로 빠졌고 세컨드샷마저 그린 오른쪽으로 들어가 보기를 범했다.

3, 4번홀에서 내리막 3m, 오르막 4m의 퍼팅을 성공시키며 버디를 잡기 시작했다.

박세리는 특히 코스 길이가 긴 후반 9홀에서 무려 7개의 버디를 뽑아내며 선두가도를 질주했다.

특히 15번홀에서 아이언 세컨드샷을 홀컵 바로 옆에 붙여 갤러리들을 열광케 했으며 이어 16번 홀에서는 4m의 롱퍼팅을 성공시키는 등 마지막홀까지 4연속 버디로 캐리 웹 (호주) 등 2위권의 추격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한편 박세리는 이 대회를 석권할 경우 12만달러 (약 1억6천8백만원) 의 상금을 받는다. 박세리는 이 경우 시즌 통산상금도 64만5천달러를 기록, 리셀로테 노이만을 제치고 1위에 오른다.

또 올시즌 3회 우승으로 애니카 소렌스탐 등 3명을 제치고 올시즌 다승 단독선두를 달리게 된다.

박세리는 이미 올해의 선수 랭킹과 신인상 랭킹 1위에 올라 있어 LPGA의 4개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게 된다.

실바니아 = 김동균 특파원,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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