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선 강원도지사, 시베리아 횡단철도까지 연결되면 세계로 열린 길 시대 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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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성장의 발판이며, 발전의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교통망 확충은 지역개발의 시작과 끝입니다.” 김진선(63·사진) 강원도지사의 도로에 대한 생각이다.

김 지사는 고등학교 1학년 때 14시간 동안 버스를 탄 경험이 있다. 춘천에서 열리는 4H 경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오전 5시 동해시(당시 삼척 북평)를 출발한 버스를 타 오후 7시에야 도착했다. 비포장 도로를 탈탈거리며 달리는 버스에서 한나절 이상을 고생했다.

그가 취임하면서 추진한 ‘2시간대 도로망 구축’ 사업도 이런 경험이 깔려 있다. 김 지사는 “강원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KTX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도로 밀도는 전국 최하위이며, 왕복 6차로 이상 도로 및 복선전철이 없는 등 교통 인프라가 취약했다”며 “이런 까닭에 강원도 내 2시간대 생활권 완성을 목표로 도로 확충사업에 전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강원도는 인구밀도가 낮고, 산업기반이 취약해 그동안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각종 사회간접자본사업에서 밀리는 등 소외돼 왔다”며 “중앙부처에 지속적인 건의와 예산 확보 등의 노력으로 2시간대 교통망을 확충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서울~춘천고속도는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개선돼 춘천의 기업유치와 관광·레저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양양까지 이어지는 동서고속도로의 시발점으로 자원의 보고 시베리아 경제가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동북3성과 연결하는 등 강원도 전체의 발전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김 지사는 “이 고속도로와 함께 동해고속도로, 제2영동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철원 연장이 이뤄져야 하며, 원주~강릉 간 복선 전철, 속초로 이어지는 동서고속화 철도 건설도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입체적 도로망 구축과 함께 일본·러시아를 오갈 크루즈페리가 취항해 바닷길이 열리고, 한반도 종단철도(TKR) 구축과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연결할 동해중부선과 동해북부선 건설이 추진되는 등 강원도가 세계로 열린 ‘길’ 시대를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교통망과 최고의 경쟁력을 지닌 청정자연을 바탕으로 경제·환경·문화·복지가 어우러지는 미래 가치를 현실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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