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철학이란]생활습관 개선 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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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세계보건기구 (WHO)가 내린 건강의 정의는 '육체적.정신적.사회적 안녕' .그럼에도 여전히 건강을 몸의 문제로만 잘못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세포와 유전자에 대해선 속속들이 파고드는 첨단의학도 인간의 정신적.사회적 안녕에 대해선 도외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첨단의학이 실제 성인병을 치료하고 인류의 평균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지극히 회의적이다.

과거에 비해 평균수명이 획기적으로 늘어난 것도 항생제 등의 첨단의학 산물보다 영양과 위생의 향상을 통해 이뤄졌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이러한 비판 위에 보건학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것이 바로 건강철학의 확립이다.

건강에 대한 전인적 이해와 지식을 바탕으로 개인의 생활습관을 개선해나가는 것이 현대인이 견지해야 할 최선의 건강비결이란 것이다.

암이나 심장병같은 치명적 성인병을 해결하기 위해선 라이프스타일의 개선만이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내용은 금연과 운동, 올바른 식사, 숙면과 적당한 휴식 등 평이하기 짝이 없다. 문제는 어떻게 이를 실천에 옮기느냐는 방법론의 개발로, 공개강좌나 학교교육.캠페인이 적극 활용될 수 있다.

여기에 우리 국민 고유의 생활환경과 체질에 맞는 구체적인 실천지침을 마련해내는 것도 중요하다.

예컨대 운동을 한다면 1주일에 4회 이상 한번에 30분씩 피부가 땀에 젖고 심장 박동수가 충분히 늘어날 정도로 한다는 서양식 지침이 과연 금과옥조 (金科玉條) 인가 하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경우에 따라선 빨래.설거지.청소도 상당한 운동이 될 수 있으며 집안일을 즐겁게 하는 것이 비싼 돈을 들여 헬스클럽에 가는 것보다 우리 실정에 맞다고 설명한다.

건강철학을 통한 라이프스타일의 개선은 점증하는 보건의료비의 효율적 사용이란 순기능도 갖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건의료비가 국민총생산 (GN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의 3분의1에 불과한 5% 정도. 게다가 IMF 경제위기까지 겹친 만큼 라이프스타일의 개선을 통한 건강증진은 더욱 설득력있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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