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들 병사들 도움으로 바깥나들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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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비가 내린 2일 강원도강릉시강동면 중증 장애아동 요양원인 늘사랑의 집 (원장 辛順子.여.53) 원생 17명은 생애 최대의 기쁨을 맛보았다.

난생처음으로 바다도 보고 기차여행을 하는 소중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중증 소아마비나 뇌성마비를 앓아 평소 햇볕구경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이들은 비록 정동진역~동해역간 35분간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저마다 '환호성과 신기한 표정' 을 지으며 즐거워 했다.

이날 기차여행은 늘사랑의 집 辛원장이 제18전투비행단 (단장 李永熙준장)에 요청해서 이뤄졌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 4월부터 매달 한차례씩 이곳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해오면서 원생들과 얼굴을 익힌 병사 17명이 동행해 손발이 돼줬다.

이날 오전 병사들과 1일 결연식을 가진데 이어 평소보다 한시간 빠른 점심식사를 마치고 버스편으로 정동진역에 도착한 원생들은 눈앞에 펼쳐진 쪽빛 바다를 보는 순간 비록 어눌한 말씨지만 환호성을 연발했다.

낮12시4분발 열차에 오른 장애아동들은 병사들의 무릎에 앉은 채 달리는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신기한 듯 연신 손짓을 해가며 한껏 재롱을 부렸다.

이들은 동해역에 도착한 뒤 다시 버스를 타고 오후2시쯤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한 채 늘사랑의 집으로 되돌아왔다.

선천성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김민기 (16) 군은 여행내내 자신을 돌봐준 김부찬 (金扶燦.20) 일병의 손을 꼭 잡은 채 "처음으로 타본 기차와 바다가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고 말했다.

강릉 = 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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