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퇴출]동화은행 주주들 한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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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동화은행 퇴출에 따라 한푼두푼 모아 이 은행 설립에 주주로 참여한 18만여명의 소액주주 실향민들이 큰 손해를 감수하게 돼 실의에 빠져 있다.

29일 오전10시20분쯤 노조원 1천여명이 철야농성을 벌이던 동화은행 본점에 60대 할머니가 자신이 맡긴 주식을 돌려달라며 외로운 투쟁을 벌였다.

이금복 (李金福.67.서울양천구신월3동) 할머니는 "실향민으로 은행을 돕는 차원에서 주식을 샀는데 이제와서 휴지가 돼버리면 어떡하냐" 며 눈물을 흘렸다.

李씨는 30여분동안 동화은행 본점 주변을 돌아다니며 "대통령을 만나게 해달라" 고 외치기도 했다.

10년전 동화은행 주식 2백여주 (당시 1백50만원) 를 산 李씨는 "남들은 1백50만원을 하찮게 여길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1천만원에 가까운 큰 돈" 이라고 안타까워했다.

李씨처럼 동화은행 주식을 가진 소액주주는 55만여명. 전체의 95.8%인 7천6백60만주로 액면가 기준 손실규모가 3천8백30억원에 이르러 5개 퇴출은행 가운데 가장 크다.

소액주주 가운데 실향민은 18만여명을 차지해 전체의 30% 정도. 이에 따라 이북도민회 중앙연합회는 29일 도민회장단회의를 소집, 각 시.군.면민회 및 장학회에서 보유중인 주식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소액주주 권리청구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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