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동의 중국 통신] 우칭위안 일대기 영화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김경동은 중국어과를 전공하고 중국에 유학한 뒤 인터넷 사이트 사이버오로의 중국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앞으로 본지에 중국 소식을 주기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살아있는 기성 우칭위안(吳淸源)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 '기성 우칭위안'의 주인공으로 대만의 배우 겸 가수인 장전(張震)이 최종 발탁됐다. '기성 우칭위안'의 메가폰을 잡은 톈좡좡(田壯壯)은 장전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 사정을 익히도록 했으며 우칭위안과도 만났다.

우칭위안은 장전에 대해 아주 만족해 했으며 그가 바둑을 둘 줄 모른다는 것을 알고는 바둑통에서 바둑알을 꺼내 장전에게 돌을 잡는 자세를 연습시켰다. 열흘 정도 지나자 장전은 제법 프로기사가 돌을 놓는 풍모를 갖추게 됐다. 장전이 우칭위안 앞에서 돌 놓는 모습을 시범보이자 우칭위안은 "돌을 놓은 후 식지(食指)를 거두어들이는 동작이 약간 느린데, 만약 좀 더 빠르게 한다면 괜찮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연기지도를 하기도 했다.

장전은 1976년생으로 그가 연예계에 몸담은 시간은 오래지 않지만 유명 감독들의 눈에 띄어 '와호장룡(臥虎藏龍)' 등의 영화에 출연했었다.

우칭위안은 일본에서 활동하며 신화적인 업적을 남긴 기사지만 그가 활동하던 시기는 중일전쟁(1931)과 제2차 세계대전 등 중.일의 대결이 첨예하던 시절이었다. 우칭위안의 교통사고는 일본 우익의 테러라는 설도 있다. 이런 내면의 갈등이 영화에 어떻게 반영될지 궁금하다. 우칭위안의 역할은 중국인이 맡게 되지만 그 외에 극중 주요 인물인 기타니 미노루(木谷實)9단.기타 후미코(喜多文子)8단 등은 일본인 배우들이 맡게 된다. 영화 '기성 우칭위안'은 9월께 베이징에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경동 cyberoro 기획팀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