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석교동 봉사모임 '돌다리 사랑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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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대전시의 달동네인 중구석교동 - .

경제한파가 아니라도 가난과 어려움에 찌들어 사는 동네지만 뜻밖에도 웃음이 있다.

살림은 가난해도 마음만은 부자인 따뜻한 이웃이 있기 때문이다.

석교동 사람들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게 만든 것은 '돌다리 사랑방' 이란 봉사모임. 약국.수퍼마켓.꽃집.도배집.전파사.미용실.청과물.닭집 등등 동네상인들이 하루 1백원씩 모아 홑살이 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장애인가족 등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모임이다.

발족 이래 지금까지 사랑방을 이끌고 있는 정기룡 (鄭奇龍.37) 석교동 사회복지전문요원은 "경제적 부담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회비는 하루 1백원으로 정했다" 고 밝혔다.

"IMF한파로 장사가 예전 같지않아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남을 도울 수있다는데 감사하고 더 못도와주는 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

돌다리 사랑방이 발족한 것은 90년. 동사무소 직원 7명이 매달 1만원씩 갹출해 관내 불우노인들의 생일상을 차려드리면서 시작됐다.

이들의 선행이 알려지며 이웃 상인들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것을 하나씩 내놓으며 모임은 커져갔다.

돌다리사랑방은 매달 소년.소녀가장 2명에게 10만원씩 장학금을 지원하는가 하면 매년 10월 이웃사랑 나눔잔치를 연다.

또 명절 때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제사.차례비를 도와주고 있다.

하루 1백원이지만 회비와 후원금을 합쳐 현재 적립된 돈만 9백만원 가량. 회원수도 IMF구제금융 이후 줄기는 커녕 지난해말 80명에서 현재 1백5명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이 모임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업종의 상인들의 모임인 만큼 웬만한 일은 자체해결이 가능하다는 것. 특히 최근에는 동네 병.의원도 회원으로 가입해 불우이웃에게는 무료진료를 해주고 있다.

돌다리사랑방의 활약으로 석교동은 대전에서 가장 빈민촌이면서 가장 인심좋은 동네로 꼽히고 있다.

대전 = 이석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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