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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위력 주한미군 기지주변 흥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통화가치 하락으로 아시아 각국이 심각한 경제난을 겪으면서 미군주둔은 안보외에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환영받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달러가치 상승으로 주머니가 넉넉해진 미군들의 커진 씀씀이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미국이 3만7천명에 달하는 주한미군 운영비로 책정해 놓은 예산은 올해 35억달러 (약 4조9천억원) 정도다.

그중 미군에게 지급되는 월급이 20억달러 (약 2조8천억원) 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운영.출장비 등으로 쓰인다.

미군관계자들은 전체예산의 절반 정도가 한국에서 쓰여지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달러가치가 상승하는 만큼 이득도 커진다.

원화가치 하락은 미군기지가 위치한 주변 상권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미군이 주둔한 이태원.용산 등지에서는 달러로 음식값을 내야하는 기지내 식당들을 제치고 원화를 받는 영외식당에 미군이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IMF한파 이후 기지내 미군식당들의 하루 매상이 80% 이상 떨어지며 14곳중 4곳이 문을 닫았다.

이런 사정은 이 일대의 치과병원들도 마찬가지다.

환차익으로 치료비가 절반으로 줄자 영내병원을 마다하는 미군들이 늘고 있다.

동두천.송탄 등 미군기지 부근의 상가들도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가방.의류.신발.액세서리.귀금속 등을 파는 상가 3백60여곳이 밀집한 평택시신장동 속칭 신장타운은 환차익을 노린 미군들로 예년보다 매출이 절반 이상 늘어났다.

최근에는 하와이.오키나와 등지에서 출장오는 미군들과 주말을 이용, 서울.군산에서 원정쇼핑 오는 미군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값이 싸진 미제 수입차를 찾는 미군들이 늘어나면서 일부 수입차 대리점은 때아닌 미군특수를 맞고 있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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