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무용계 샛별 홍미선양,전국대회서 상 휩쓸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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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불모지로 여겨졌던 광주무용계에 샛별이 탄생했다.

최근 잇따라 열린 전국무용경연대회에서 최고상을 휩쓸어 '한국의 안나 파블로바' 를 꿈꾸는 홍미선 (洪美善.17.동아여고3) 양이 그 주인공. 호남예술제.경희대 무용콩쿨.한국발레협회 무용콩쿨.동아콩쿨 등 굵직한 전국대회에서 각각 학생부 최고상을 거머쥐었다.

洪양은 특히 지난 11일 서울 리틀엔젤스예술회관에서 열린 동아콩쿨에서 볼쇼이 발레학교 출신자들을 따돌리고 솔로로 펼친 '파키다 베리에이션' 으로 당당히 최고상을 차지, 주위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洪양은 아직은 수줍고 앳된 얼굴이다.

'팔자 (八字)' 걸음 걸이, '학 (鶴)' 처럼 긴 목, 남달리 길어 보이는 다리만 빼고는 그저 말쑥한 여고생이다.

그러나 발레에 대한 열정은 무서울 정도로 대단해 내로라하는 전국의 발레리나를 물리치고 '한국무용계의 요정' 으로 등극했다는 평가다.

그는 5~6시간씩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습에 몰두하는 연습벌레다.

한때 연습을 너무 심하게 하는 바람에 복숭아뼈에 이상이 생겨 2번씩 수술을 받았을 정도. 초등학교 4학년 (10살) 때 호두까기인형 발레공연을 보고 감동, 발레에 입문한 洪양은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것이 제일 신나는 일" 이라며 "반드시 상 (賞) 을 받으려고 발레를 한 것은 아니다" 고 말한다.

그러나 상복 (賞福) 이 터진 洪양은 요즘 행복한 고민이다.

연이은 전국대회 석권 소식이 알려지자 "洪양을 장학생으로 데려 가겠다" 며 줄을 대는 대학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洪양은 "클래식 무용이 서양인들의 '전유물' 이란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며 "동작의 유연성과 정서적 감성을 중시하는 무용인 만큼 세계 무대에 도전해 보고 싶다" 는 당찬 포부를 밝힌다.

광주 =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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