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연합대학원생, 대전과학고 아우들 멘토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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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덕 연구개발특구에 있는 정부출연연구원에서 석·박사 학위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원생들이 이공계 활성화와 과학기술인력 저변 확대를 위해 고교 이과(理科) 학생 조언자로 활동한다.

대전 유성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멘토링 간담회에서 과학기술연합대학원(UST) 학생들과 대전과학고 학생들이 과학 공부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UST와 대전과학고 학생이 10명씩 짝을 지었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 제공]


과학기술연합대학원(UST) 학생 10명이 대전과학고(유성구 구성동) 학생 10명에게 1대1 멘토로 나선 것이다. 이들의 멘토 첫 만남은 8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리베라호텔 2층 다이너스티 홀에서 이뤄졌다. 이날 대전과학고 학생들은 UST 대학원생들을 상대로 질문을 쏟아냈다.

대전과학고 이현희(16·1년)양이 첫 질문자로 나섰다. 이양은 “인류가 편안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 생명공학분야를 공부하고 싶다”며 “어떤 방법으로 공부하는 게 효과적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UST 박사과정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미화(32) 연구원은 “자연현상에 관심을 갖고 유심히 관찰하는 자세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씨는 “진로 문제 등으로 고민이 많았던 학창시절이 생각나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며 “학생들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언니같은 조언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UST대학원 학생은 올해 말까지 과학고 학생들과 e-메일이나 전화로 조언한다. UST는 멘토에 참여한 대학원 학생들에게 1인당 매달 50만원씩 지원한다. 대학원 학생들은 이 돈으로 대전과학고 학생들에게 멘토에 필요한 참고도서 등 자료를 구입해 준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양성우(31) 연구원은 “과학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고등학생이 많은 게 현실”이라며 “과학기술의 즐거움과 위대함을 알려줘 이공계 인력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멘토에 참여한 UST대학원생들은 학생 신분의 과학자다. 현재 490명이 재학중인 UST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축이 돼 한국표준연구원 등 대덕연구단지내 29개 정부출연연구원이 자체 장비를 공동 활용하기 위해 2003년에 만든 공동 대학원 과정이다. 서울대나 KAIST 등 유수 대학에서 한차례 석·박사 학위를 받은 연구진들이 자신이 부족한 과목 등을 다시 배우는 과정이다.

대전과학고 박찬승 교장은 “연구현장에서 직접 학위과정을 밟으며 과학자의 길을 가고 있는 UST학생이야 말로 최적의 멘토라고 생각한다”며 “공부도 많이 하고 사회경험이 있는 대학원생들은 비슷한 세대인 고등학생과 마음이 통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언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UST 이세경 총장은 “재학생들이 멘토로 활동하면 일반인이나 학생들이 과학을 보다 쉽게 느끼고 과학기술 분야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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